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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따낸 현대차 전략라인 '대세' 입증 현대건설 인수 주역 '김용환-정진행' 주축..삼성과 6조 격차 '옥의 티'

박창현 기자공개 2014-09-18 17:10: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8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전 부지 인수전이 현대자동차의 승리로 끝나면서 브레인 역할을 한 '전략 라인'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용환 부회장과 정진행 사장 등 현대건설 인수의 일등 공식들이 다시 한번 승전고를 울렸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한전 부지 매각 절차가 개시되자 정진행 전략기획 담당 사장을 중심으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본격적인 인수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 건립을 통한 자동차 복합 문화 공간 조성과 그룹 컨트롤타워 구축 등 인수 부지 활용 전략과 함께 자금 조달, 컨소시엄 구성 시나리오도 구상했다.

표면적으로 정진행 사장이 전면에 나선 모양새지만 거래 규모와 중요성을 감안했을 때 전략기획 라인의 최고 수장인 김용환 부회장이 최종 조율 업무를 담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전 부지 거래 규모를 고려했을 때 김용환 부회장을 정점으로 주축 전략 라인이 총동원됐을 개연성이 높다"며 "인수 준비 단계에서 투자은행 등의 도움 없이 독자 노선을 가게된 것 역시 전략부서의 의중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환-정진행'으로 이어지는 전략 라인은 이미 현대건설 인수전 승리라는 성과를 이뤄낸 바 있다. 지난 2010년 현대건설 M&A 당시 두 사람은 거래를 총괄하는 핵심 인력이었다. 현대차는 본입찰 때 현대그룹에 밀려서 우선협상자 지위를 빼았겼지만, 집요한 자금조달 문제 제기로 결국에는 현대건설을 되찾아왔다. 문책성 인사 대상자로 거론됐던 전략 기획통들은 단숨에 역전의 용사가 됐다.

현대건설 M&A 승리에 힘입어 핵심 인력들은 승진 코스를 밟고 더욱 공고하게 전략 라인을 구축하게 된다. 당장 인수 완료와 함께 정진행 사장이 승진 대상자(부사장→사장)에 이름을 올렸고, 인수 실무를 맡았던 이석장 상무도 이사에서 상무로 올라섰다. 이후 김용환 부회장과 정진행 사장은 수 년째 그룹 전략 라인의 주축을 이루고 있고, 이석장 상무 역시 여전히 경영지원 3팀장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10조 원을 베팅할 수 있었던 것이 전략 라인의 그룹 내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신임을 받으면서 그룹 내 실세로 떠오른 전략 라인이 현대건설 인수 연장선상에서 사세 확장 계획의 일환으로 과감한 베팅을 주문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재무 라인은 보수적 사업 구상을, 전략 라인은 확장 위주의 사업 계획을 내놓는다"며 "현대차의 경우, 현대건설 인수전 이후 전략 라인이 전체 사업 방향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전 부지 인수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경쟁자와 6조 원이 넘는 가격 격차는 '옥의 티'가 되고 있다. 유력 경쟁자였던 삼성전자는 입찰가로 현대차의 절반 수준인 4조 5000억 원 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입찰 승리에 매몰된 나머지 재무적 부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신용 등급 하락 등 시장 후폭풍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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