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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사업구조조정 역풍..초우량 신용도 '흔들' [정유업 신용위험 분석]②석유정제 집중, 사업포트폴리오 효과 희석…업계 최악 실적 지속

황철 기자공개 2014-10-01 10:07:17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4일 14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은 최근 몇년 동안 에너지 부문 효율화를 위해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석유탐사, 유통, 트레이딩 등으로 계열을 세분화해 SK이노베이션을 정점으로 한 종합 석유 소그룹화를 구축했다.

분화 이후에도 수직계열화를 통한 끈끈한 사업적 긴밀성을 나타내며 사실상의 한 몸으로 인식돼 왔다. 크레딧 업계에서도 개별 기업의 외형축소와 사업포트폴리오 효과 희석과 같은 부정적 요인보다는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더 높이 샀다.

하지만 주력 부문인 정유업의 실적 저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기대는 순식간에 우려로 바뀌었다. 지난해 SK에너지는 국내 대형 정유사 중 유일하게 대규모 적자 상태에 빠졌다. 석유화학·윤활유 등의 분사로 정유 부문의 실적 저하를 상쇄할 요인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대대적인 사업 분할이 주력 계열사인 SK에너지의 재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계열간 시너지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 확보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적 저하가 장기화할 경우 정유업계 최고 수준에 오른 신용등급(AA+) 유지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정유 부문 실적 저하, 시너지보다 우려 요인 부각

SK그룹은 2011년 SK이노베이션을 설립한 이후 대대적인 에너지 부문 소그룹화를 추진했다. 석유탐사·발굴에 나선 SK이노베이션을 중간 지주회사로 SK에너지·SK석유화학·SK인천석유화학·SK루브리컨츠·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등으로 분화했다.

SK에너지는 이후에도 국내 총 정제능력의 29%를 점하며 최고 수준의 생산력과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석유정제에 집중한 사업구조는 2012년 이후 심해진 정제마진 축소와 유가 급변 등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렸다.

SK에너지는 지난해 개별 기준 956억 원의 영업적자와 1114억 원의 순손실 등 최악의 실적을 내놓았다. 연간 결산 기준 최초의 적자이자 업계에서 유일하게 손실을 본 정유사기도 했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8573억 원, S-OIL은 3660억 원, 현대오일뱅크는 403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SK에너지

대형 정유 4사가 공히 석유정제 부문에서 대규모 영업적자에 빠졌지만 GS칼텍스와 S-OIL의 경우 석유화학·윤활유 등의 사업부문에서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성과를 올렸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SK에너지는 상반기에만 영업적자 규모가 1352억 원에 달했다. 당기순손실도 -1441억 원에 이른다. GS칼텍스와 S-OIL 역시 각각 153억 원, 75억 원의 영업적자에 놓였지만 정유업의 부진을 석화·윤활유 부문이 상당부문 만회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SK에너지와 비슷하게 정유업에 편중도가 심한 기업이다. 하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고도화설비 비중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는 1401억 원을 나타냈다.

◇ 정유업 경쟁력 확보가 선결 과제

이같은 사업포트폴리오 효과 희석은 정유업 본연의 리스크 증가와 맞물려 SK에너지의 신용도를 크게 제약하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실적 저하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대표 기업이나 오를 수 있는 AA+의 지위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SK그룹 에너지 부문의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화 작업이 정유·석유화학 업황의 동반 하락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유 부문의 실적 저하는 개별 기업 간 신용도의 상호보완보다 포트폴리오 희석과 같은 부정적 요인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정유업을 둘러 싼 국내외 환경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어 수익성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신용등급의 하향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계열간 시너지는 개별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한 이후에나 논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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