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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프레시웨이, 상생과 성장의 딜레마 [thebell note]

신수아 기자공개 2014-09-30 10:13: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9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프레시웨이는 '기회의 사업'으로 꼽히는 식자재유통 시장의 선두 업체다. 일찌감치 성장성을 예견하고 시장에 뛰어 든 CJ프레시웨이의 식자재유통 부문 연매출은 이미 1조600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식자재유통 사업의 핵심은 2009년 출범시킨 '프레시원'이다. 프레시원은 자본력이 뛰어난 CJ프레시웨이가 냉동·냉장 물류창고나 사무소 형태의 대리점 통합센터를 건립하고 지역 사업자에 물류 창고를 임대해주는 사업이다. 이때 상생을 위해 각 지역 사업자와 함께 출자해 조인트벤처(JV)를 설립, 공동 경영 체제를 이룬다. 프레시원 출범 이후 6000억 원 수준의 식자재유통 부문 매출은 4년 만에 3배 가까이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

그러나 가파르던 성장 곡선에 제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12년 말 연결기준 1조6981억 원이던 식자재유통 부문의 매출이 지난해 말 1조6814억 원으로 오히려 감소한 것. 업계는 성장 정체 원인이 오히려 사업의 핵심인 '프레시원'에 있다고 지적한다. 프레시원은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 반발을 느낀 지역 중소 식자재유통 상인들과의 충돌을 최소화해 상생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엔 치명적인 약점도 뒤따른다.

일단 각 지역 마다 개별 사업자로 이루어져 본사 중심의 구매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 또한 신속한 현금 흐름을 원하는 지역 사업자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식품 안전 체제를 구축하려는 CJ프레시웨이간 니즈를 조율하기도 어렵다. 상생을 위해 JV를 설립했지만 CJ프레시웨이의 지분율이 낮다 보니 본사의 전략이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구조다.

가장 큰 경쟁자로 꼽히는 대상베스트코는 사업 초기 여론의 뭇매를 감수하고도 20여 개의 기존 식자재유통회사 지분들을 100% 인수했다. 이후 지역 유통망을 대상베스트코 하위로 완전히 편입시키며 효율성을 개선해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사업자를 사업에 참여시키고 있으나 구조상 본사의 지배력이 크다.

이러한 움직임에 업계 1위인 CJ프레시웨이 내부에서도 자칫 선두를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돈다. 올초 각 지역 자회사와 일원화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외부 자문을 받았다. 이어 최근 지역 JV의 지배지분을 확보하고 나선 모습은 CJ프레시웨이의 다급함을 대변한다.

식품 안정성이 보장된 선진화된 식자재유통을 선두하겠다는 CJ프레시웨이. 상생과 성장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현명한 해답을 찾기 어려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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