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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경쟁력·효율성 저하..합작사 한계 부각 [석유화학업 신용위험 분석]⑥소극적 투자, 사업 다각화 미흡…시황 대처 능력 '시험대'

황철 기자공개 2014-10-23 10:44:17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1일 08: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천NCC(A+)는 국내 대형 석유화학업체 중 가장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펼치는 곳으로 통해왔다. 경쟁사들이 업황 변동에 대비해 대규모 설비 확충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때도 오로지 기초유분 분야의 한 우물만 파며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그 결과 재무레버리지 측면에서만 보면 적어도 A급 신용도를 유지하는 데는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떨어지는 제품포트폴리오 수준은 불황기로 접어들자 신용평가의 핵심 중 하나인 영업현금창출력에 문제를 일으켰다.

최근 수년간 업스트림 유화업체 중 실적 저하가 가장 빠르게 진행한 것도 주력 제품의 침체를 보완할 장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뒤늦게 시황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섰지만 사업적 효과보다는 차입금 증가와 현금흐름 제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합작 기업이 가진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도 재무여력 확충의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 현금창출력 저하, 재무레버리지 증가 추세

여천NCC는 1999년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이 50대 50 비율로 각각 NCC, BTX 설비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나프타분해설비를 활용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올레핀 계열 기초유분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에틸렌 생산능력은 LG화학, 롯데케미칼과 함께 국내 최상위권을 나타내고 있다.

한화케미칼과 대림산업의 사업적 필요에 의해 탄생한 만큼 주주사와 관계사의 매출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총매출의 70%가 이들과의 판매망을 통해 창출되고 있다. 여천NCC의 사업안정성을 높여주는 안전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합작사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불황기에는 한계가 더욱 뚜렷하게 부각한다. 당장 사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설비증설이나 다각화 투자의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2011년까지만 해도 국내 1위를 고수하던 에틸렌 생산능력이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에 뒤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

여천NCC

특히 다양한 다운스트림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사에 비해 제품포트폴리오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은 크레딧 시각에서도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년간 주력 제품의 마진 저하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실적이 추락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천NCC의 지난해 개별 기준 영업이익은 1765억 원으로 2010년말 5350억 원의 1/3로 줄었다. EBITDA 역시 3086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EBITDA마진은 2010년 10.4%, 2011년 6.5%, 2012년 4.5%, 지난해 4.0%로 급격히 하락했다.

물론 올들어 실적은 소폭이나마 개선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이익과 EBITDA는 1227억 원, 1891억 원을 나타냈다. EBITDA마진도 4.9%로 작년보다 다소 나아졌다. 최근 올레핀(에틸렌, 프로필렌 등) 계열 스프레드 호전으로 소폭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것. 하지만 그 수준이 크지 않고 석유화학업 전반의 변동성 또한 커져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황기 이후 급격히 추락한 실적의 기저효과일 뿐 회복으로 볼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경쟁사 등의 기초유분 분야 증설과 중국 수요 부진 지속으로 실적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 오히려 사업다각화 미흡으로 인한 시황 대처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

◇ 뒤늦은 투자 집행, 고배당도 신용도 제약

여천NCC는 뒤늦게나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위기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OCU(에틸렌으로부터 프로피렌을 생산하는 공정) 공정과 C5모노머 분리 사업 등 고부가가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3600억 원의 설비투자비가 지출될 전망이다.

투자 효과는 지켜볼 일이지만 당장은 초기 자금 소요에 따른 재무레버리지 확대가 예상된다. 영업현금창출력이 저조한 수준이어서 재무부담 확대가 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합작사로서 대주주에 높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점도 신용도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배당 성향은 잉여현금창출을 어렵게 해 차입금 증가 등 재무부담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천NCC는 불황기로 접어든 2011과 2012년 3000억 원을 배당했고 작년에도 1500억 원을 대주주에 지불했다. 지난해와 2012년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의 흑자에도 잉여현금흐름이 각각 -1096억 원, -759억 원으로 대규모 마이너스 상태에 봉착했던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천NCC의 경우 대주주 매출에 기반한 사업안정성과 투자 최소화를 통해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 왔다"라며 "하지만 사업 다각화 수준이 떨어져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주력 사업의 부진을 보완할 대체통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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