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1월 13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주 GS리테일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올 초 상황을 떠올리며 으레 홍보실로 먼저 전화를 했다. 과거 GS리테일의 IR자료는 단순한 숫자만 나열하고 있어 아무리 훑어봐도 그 의미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공시된 자료에 자세한 내용을 첨부했으니 기사 쓸 때 참조하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반가운 마음에 열어본 IR 자료 속에는 각 사업부문별 매출과 이익의 증감 이유를 짧게 나마 분석해두고 있었다. 자료 말미에는 업계의 상황까지 담고 있어, 경쟁업체의 출점 현황과 시장 규모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GS리테일의 IR자료는 불친절하기로 유명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EBITDA를 편의점 사업부와 수퍼(SSM) 사업부로 나눠 단순한 표로 정리해 두고, 영업외 손익과 간략한 재무상황을 곁들이는 게 전부였다. GS리테일 실적 현황이 궁금해 자료를 열어본 투자자라면 곧장 담당 애널리스트나 회사로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지난 2013년 3분기까지만 해도 GS리테일의 주가는 고점에서 소폭 등락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상황이 바뀌고 있다. 양대 축 중 하나인 SSM 사업이 부진한데다 지금까지 성장을 견인해 온 편의점 업종의 경쟁이 심화되면 주가는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적 변동 이유를 자세히 밝히고 향후 개선 가능성과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유통 기업들은 유독 IR행사에 인색하다는 평가가 많다. 출입기자는 물론 개인 투자자에게 공개하는 실적발표회나 컨퍼런스 콜은 찾아 볼 수 없다. 오직 기관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폐쇄적으로 진행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개미지옥'으로 불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상장사라면 응당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투자 판단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실적 자료는 단순하게 수치를 정리·나열한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다. 각 항목 마다 갖는 의미가 다르고, 작은 수치의 변화 하나가 품은 함의는 때때로 수백억,·수천 억 원의 시가 총액을 움직이는 힘을 갖기도 한다.
매 분기 실적이 나올 때 마다 이를 공개하고 설명하는 IR은 사업 상황을 반추하고 성장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된다. 보수적인 유통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성장전망은 소극적인 IR 활동에도 원인이 있었다. '친절한' IR 에 한걸음 다가간 이번 행보가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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