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첫 단독 대표는 '소재부문장'..무게추 이동? 조남성 소재부문장 단독 대표로..'내실 강화 속 투자' 포석
박창현 기자공개 2014-12-02 08:47: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01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합 삼성SDI의 초대 단독대표는 소재 부문에서 나왔다. 양대 사업 축을 이루고 있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미래 성장 동력 사업까지 맡고 있다는 점에서 먼저 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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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삼성SDI는 지난 7월 공식 출범했다. 사업 성격이 상이한 삼성SDI 에너지 솔루션 부문과 제일모직 케미칼·전자재료 부문이 하나로 합쳐지자 당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조남성 제일모직 사장이 통합 삼성SDI의 소재 부문장 겸 대표이사를 맡고, 박상진 삼성SDI 사장이 에너지 솔루션 부문장을 맡은 형태였다. 합병 후 통합 절차(PMI)가 원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 사 최고 경영자에게 공동 경영을 맡기는 선택을 취한 셈이다.
하지만 통합 후 5개월여가 흐르자 삼성그룹도 완전한 조직 통합이 필요하다고 판단, 단독 대표이사 체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업계에서는 통합SDI의 첫 대표이사를 누가 맡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일각에서는 소재 부문과 에너지 솔루션 부문 간의 사업 주도권 문제와 결부시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삼성그룹은 초대 대표직을 소재부문장에게 맡겼다.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소재 부문보다 매출 규모가 더 크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신규 투자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사업 관리에 보다 많은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합병 후 첫 실적이 나온 이번 3분기에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270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소재 부문의 케미칼 사업과 전자재료 사업은 각각 84억 원과 331억 원의 이익을 냈다. 각종 모바일 기기와 전기자동차 등에 탑재되는 2차 전지를 생산하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규 투자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에 집중돼 있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까지 총 3724억 원을 캐파(Capa) 증대를 위한 시설 투자에 사용했다. 이 가운데 68%에 해당하는 2521억 원이 에너지 솔루션 부문에 투입됐다. 케미칼 및 전자재료 부문 투자비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의 2분의 1 수준인 1201억 원이었다. 여기에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2020년까지 중국에 총 6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해 자동차 배터리 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결국 안정적인 사업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고 에너지 분야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경영 전략에 따라 소재부문장을 먼저 통합 삼성SDI 수장으로 내세웠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각 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신규 에너지 관련 투자 계획을 원활히 실행시켜 나가는 것이 조남성 단독 대표의 당면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소재 부문과 에너지 솔루션 부문이 지금처럼 분리 운영될지 아니면 통합될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번 주 중 후속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이 끝나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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