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유니클로 상품매입..재고 떠안기? 9년간 1600억 어치 매입...日본사와 재고 관련 계약 가능성
장소희 기자공개 2014-12-15 06:40: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2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유니클로 사업회사인 FRL코리아로부터 상품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올해는 400억 원에 가까운 유니클로 상품을 매입하는 등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아웃렛 등에 유니클로 매장을 임대만 해주고 판매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매입하는 상품이 유니클로 재고를 떠안는 차원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14년 사업연도(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에 FRL코리아로부터 385억 원 어치 상품을 매입했다. 같은 기간 FRL코리아가 올린 전체 매출(8954억 원)의 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2005년 유니클로가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래 롯데쇼핑은 매해 일정 금액씩 상품매입을 이어왔다. 9년에 걸쳐 매입해온 상품 규모만 1604억 원이다. 매입 규모도 해마다 커지고 있고 유니클로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는 롯데쇼핑이 매입하는 유니클로 상품 규모가 거의 100억 원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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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매입한 상품의 용도다. 롯데쇼핑은 유니클로 사업을 위한 유통채널을 공급하는 역할만 맡고 있어 직접적으로 상품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가 국내시장에 처음 진출해 자리를 잡기 위해서 롯데와 손을 잡고 유통망을 확보했다"며 "하지만 SPA(제조유통일괄화)브랜드의 특성상 철저하게 짜여진 시스템에 맞춰 상품 진열부터 판매, 재고관리까지 해야하기 때문에 브랜드 운영권은 모두 일본 유니클로에 있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임대만 해주는 롯데쇼핑이 유니클로 상품을 매입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까닭에 롯데쇼핑이 자사 유통채널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발생한 재고를 매입해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5년 일본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Fast Retailing Co., Ltd)과 51대 49 비율로 합작법인 FRL코리아를 세워 유니클로 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로열티 계약 등 여러 측면에서 패스트리테일링 쪽에 유리하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상품매입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유통채널에 입점한 유니클로 매장에서 발생한 재고를 롯데쇼핑에서 떠안는 대신 출점을 롯데 유통채널 위주로 가는 등의 세부적인 계약 내용이 있었을 수 있다"며 "롯데 유통채널에 입점한 유니클로가 업계 평균 대비 임대료 역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지불하고 있는데 재고까지 떠안는 구조라면 유니클로 사업으로 롯데그룹이 얻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평했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백화점과 마트, 아웃렛 등 자사 채널 주요 입지에 유니클로 매장을 유치해 임대료 수익을 얻고 있지만 그 규모는 업계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롯데쇼핑이 지난 9년 간 유니클로 매장 임대료 등으로 얻은 수익은 총 12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여기에 매해 평균 180억 원에 육박하는 상품매입까지 하고 있어 롯데쇼핑에게 유니클로 사업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평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FRL코리아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상품을 매입해 가는 것은 모회사와 계약에 따른 것으로 계약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FRL코리아와 상품매입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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