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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의 한라공조 인수, '지주사법' 저촉 없나 계열사 편입 요건 안돼 무리없어..경영권 참여 정도 따라 '유동적'

문병선 기자공개 2014-12-19 08:10: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8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한국타이어그룹이 1조원대 깜짝 딜을 성사시켰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19.49% 인수다. 그런데 지주회사는 경영권이 수반된 지분투자를 할 때 여러 복잡한 행위제한 규정을 적용받는게 상식이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관점에서 이번 딜에 아무 문제가 없는지 재계 일각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그룹이 여러 옵션을 통해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와 관련한 지주회사 행위 제한 규정을 일단 피해갔지만 앞으로 한라비스테온공조 경영 참여 정도에 따라 지주회사 규제를 적용받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만일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제를 적용받을 경우 한국타이어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20% 이상으로 끌어 올리거나 이번에 인수한 지분 19.49%를 매각해야 한다. 이는 공동 인수 주체인 한앤컴퍼니와의 약정 위반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현재까지 한국타이어그룹은 관련 규정을 저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타이어그룹 관계자는 "공정위에도 문의했었고 여러 검토를 한 결과 한라비스테온공조가 계열사가 아니므로 규정을 위반한 게 아니다"며 "경영권 참여 역시 지분율에 따라 참여하는 것이므로 경영권을 인수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정 기업 사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타사 지분 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 명문화된 문구다. 공정거래법 제8조의 2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계열회사가 아닌 국내회사의 주식을 당해 회사 발행주식총수의 5%를 초과해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지주회사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기위한 조치다.

이 규정 대로라면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5%를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그래서 한국타이어그룹은 이번에 인수 주체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내세우지 않고 한국타이어를 내세웠다. 5% 초과 금지 규제는 지주회사에게만 적용되지 지주회사의 자회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상장 계열사 지분 20% 이상 의무 취득 규제도 지금 상황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는 자회사(상장 계열사의 경우) 지분 20%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하고, 지주회사의 자회사는 손자회사(상장 계열사의 경우) 지분 20%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인수하는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지주회사(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손자회사가 아니다. 손자회사가 되려면 계열사로 판단되어야 하지만 '계열사 판정요건(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조)'을 적용해보면 계열사로 판정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계열사로 판정하는 기준은 양적 요건과 질적 요건, 두가지가 있고 둘 중 하나에 해당되면 계열회사가 된다"며 "양적 요건은 지분율 30% 이상을 소유하고 최다출자자인 경우인데, 한국타이어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인수는 30%를 넘지 않고 최다출자자도 아닌 딜이어서 양적 요건으로 볼 때 계열사로 판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문제는 질적 요건이다. 이 요건은 임원 겸임의 정도나 경영권 행사의 정도에 따라 적용이 달라진다. 한국타이어는 공시에서 '경영권 참여'를 위한 거래라고 명시했다. 또 추후 한라비스테온공조의 1대주주인 한앤컴퍼니로부터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도 보유한다고 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경영권 참여도가 매우 높은, 경영권 획득이 수반된 거래로 볼 여지가 있다.

한국타이어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사 1명을 파견하는 정도의 경영권 참여이고 실제 경영권은 한앤컴퍼니가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 자문을 주로하는 한 관계자도 "지분율 정도에 따라 경영권에 참여하는 수준이어서 이 정도를 두고 계열사로 편입해야 한다고 강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계열사 판정 기준 중에서 질적 요건을 판단하는 건 쉽게 볼 일이 아니고 공정위에서도 판단을 미뤄두고 경영 상황에 따라 모니터링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금 당장이야 한국타이어의 경영권 참여가 많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빈도수가 늘고 영향력이 커지는 게 확인이 되면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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