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1월 13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한 해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무풍지대였다.KB사태, 하나·외환 통합문제, 우리은행 매각 등 개별 이슈로 다른 은행들이 시끄러울 때도 신한은행은 잠잠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KT ENS, 모뉴엘 등 이슈도 신한은행 만큼은 비껴갔다.
지난 2일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경영 전반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며 리딩뱅크의 위상을 한층 굳건히 다졌다"며 "수익성, 건전성에서 은행권 최고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성까지 목표한 바를 초과 달성했다"고 임직원을 칭찬했다.
그는 해외사업과 퇴직연금, 창조/기술금융, 서민금융, 고객만족도 부문의 성과를 언급하며 신한은행이 지난해 혁혁한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여세를 몰아 1등 은행, 1등 직원의 자긍심을 이어가자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지난해를 자축하고 올해 더 힘을 내자는 패기있는 신년사다. 하지만 같은 날 배포된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신년사는 뉘앙스가 달랐다.
한 회장은 "여러분들의 노고 덕분에 신한이 양호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우리는 냉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다고 하지만 글로벌 유수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우리의 몇 년 전과 비교해도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고, 기술과 규제 환경의 변화로 인해 금융산업도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 냉혹한 현실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어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작은 성취에 자만하거나 안주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라며 "경영환경이 격변하는 시기일수록 잠시라도 방심하면 승자와 패자는 한 순간에 뒤바뀌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순항했으나 글로벌 금융기관과 비교했을 때는 그리 큰 성과라 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사실 다른 국내 은행들이 개별 이슈로 정상적인 페이스를 유지할 수 없어, 신한이 더 돋보였던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국내 다른 은행들과만 비교한다면 모르겠지만 한발짝만 더 나아간다면 결국은 골목대장 아니겠느냐는 지적이다. 뱀의 머리였던 것일 수도 있으니 자만하지 말라는 경고다.
지난해 각 은행들을 달궜던 각종 이슈들은 마무리 되고 이제 경쟁 은행들이 비슷한 출발선 상에 섰다. 신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돋보일 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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