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현대건설 텃밭 남미에 깃발 발주처 금융주선 지원으로 사업 따내, 골드만삭스서 15억달러조달
길진홍 기자공개 2015-01-22 09:45:00
이 기사는 2015년 01월 16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의 남미 최대 수주 텃밭으로 불리는 베네수엘라에서 GS건설이 초대형 플랜트 공사를 따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현대건설이 유가하락에 따른 경제 불안을 우려해 추가 수주를 잠정 중단한 가운데 GS건설이 그 틈을 파고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의 잇따른 금융주선 실패와 이로 인한 베네수엘라 정부와 신뢰 관계 추락도 이번 수주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GS건설이 발주처의 금융주선을 전제로 사업을 획득하면서 현대건설의 협상능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GS건설은 지난 14일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 Petroleos de Venezuela S.A.)의 자회사인 PDVSA Gas가 발주한 26억 1800만 달러(2조 8000억 원)의 가스플랜트 공사를 따냈다. 계약은 수의계약 방식을 체결됐다. 발주처인 PDVSA Gas가 GS건설에 사업을 제안해 왔다. 공사기간은 50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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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조건은 GS건설에 상당히 유리한 구도로 이뤄졌다. 금융조달은 발주처가 책임지고, 설계·구매·시공(EPC)을 비롯한 시운전을 GS건설이 모두 전담한다. PDVSA Gas는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15억 달러의 사업비 대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건축공사비는 물가에 연동한 코스트앤피(Cost-Fee) 방식이 적용된다.
업계는 이 같은 계약조건이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율이 치솟는 등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직면해 있다. 초대형 공사에 금융주선을 약정할 만큼 사정이 넉넉치 않다. GS건설은 발주처를 설득하는데 4년간 공을 들인 것을 알려졌다.
앞서 국내 건설사 가운데 베네수엘라에 최초 진출한 현대건설의 경우 공사비의 원천인 금융주선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사업을 따냈다.
지난 2012년 따낸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공사(약 30억 달러)의 경우 현대건설이 국내 수출신용기관 도움으로 금융을 주선키로 약정한 사업이다. 30억 달러 규모의 공사대금 가운데 시공 파트너와 공동으로 20억 달러의 금융주선을 약정했으나 후속 처리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이 금융주선에 실패하면서 결국 발주처가 신용을 보강해 일부 공사비를 지원했다. 자금모집은 완료되지 않은 상황으로 공사가 예정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후 추가로 수주한 산타이네스 정유공장 및 연결도로 공사(23억 달러)와 푸에르토 라크루즈 주공정 공사(43억 4000만 달러)는 아직 착공에 들어가지 못했다. 금융주선 약정 이행을 위한 자금 조달 협상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협상이 이처럼 늘어지는 이유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베네수엘라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주선 부담이 커졌다. 자금조달을 위해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의 국내 수출신용기관(ECA)을 설득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에 비해 불리한 조건으로 사업을 따내면서 수주능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당분간 잠정적으로 베네수엘라 추가 수주를 중단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이달 초 신년사서 "환율불안과 유가하락으로 신흥국들과 중동 산유국의 발주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와 러시아의 재정악화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분간 베네수엘라 현지 기존 공사 진행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추가 수주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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