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03일 13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최근 기내면세점 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등 면세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면세업계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향후 시내 면세점 증가로 경쟁과열이 전망되고 있다는 점에서 호텔신라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인 미국 디패스(DFASS)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디패스의 연 매출은 5억 달러(약 5500억 원) 안팎으로 아메리카에어라인, 에어캐나다, 싱가포르에어라인, 홍콩에어라인 등 전 세계 30여 개 항공사와 제휴를 맺고 면세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호텔신라 측은 "미국 디패스사가 매물로 나왔고, 이와 관련해 다각적인 협력관계를 검토 중이지만 현재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호텔신라뿐만 아니라 해외 글로벌 면세점 업체들도 디패스 인수 추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패스 인수 추진 등 면세사업 다각화는 단지 해외사업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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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호텔신라는 이번 기내면세점 진출뿐만 아니라 공항면세점, 해외면세점 오픈 등을 통해 수익원 다각화를 추진했다. 호텔신라는 1986년 서울면세점, 1989년 제주면세점을 오픈 한 이후, 2008년 인천공항 면세점, 2010년 청주·대구공항 면세점, 2011년 김포공항 면세점 등 국내 공항을 중심으로 면세점을 열었다.
이후 해외로 눈을 돌려 2012년에는 홍콩과 마카오에 한국화장품 편집 매장 '스위트메이'를 오픈한데 이어 2013년 창이공항에서 명품매장 운영을 시작했고 올해부터는 이곳에서 향수·화장품 면세매장도 열 계획이다.
이처럼 호텔신라가 면세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 급감 시점을 대비하고, 향후 국내 시내면세점 증가에 따른 수익성 둔화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면세업계는 지난 2013년 일본인 관광객 급감으로 성장률이 한차례 둔화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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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의 경우 일본인 관광객 증가로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연간 2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인 관광객이 급감한 2013년에는 성장률이 8.8%로 하락했다.
2010년 이후 매년 증가하던 일본인 관광객 수가 한·일관계 냉각과 엔저 등으로 2012년 351만 명에서 2013년 274만 명으로 21.9% 줄었기 때문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2013년 당시 면세점업체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일본인과 내국인 등 주요 고객군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며 "최근 중국인 매출이 크게 늘며 면세업계가 고공성장하고 있지만, 지금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인 관광객은 일본인 관광객의 빈자리를 느낄 틈도 없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09년 134만 명에서 2014년 612만 명으로 5년 사이 356.4% 성장하면서 면세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효과 역시 언제까지나 무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과거 한·일관계의 사례에서처럼 한·중간 상황이 급변하거나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경우 국내 면세업계는 성장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일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13년까지는 100만 명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24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 향후 늘어날 면세사업 경쟁업체들도 호텔신라의 수익성을 갉아 먹을 수 있다. 지난 2일 관세청은 서울지역 3곳, 제주지역 1곳 등 총 4곳에 대한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청 공고를 냈다. 오는 6월까지 신청서를 받고 올 하반기에는 사업자 선정이 최종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의 시내 면세점은 롯데면세점 3곳과 신라·워커힐·동화면세점 등 모두 6곳이다. 추후 3곳이 추가되면 서울에서만 9개 면세점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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