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쇼크' 기아차, 中 안전판 있었다 [Company Watch]루블화 약세로 손익 악화..中 고속 성장 '실적 만회'
박창현 기자공개 2015-02-05 08:37: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3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해외 시장에서 웃고 울었다. 주요 판매 시장 중 하나인 러시아에서 루블화 가치 하락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중국 시장에서는 고속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올해도 중국에서는 공격, 러시아에서는 수비 전략을 내놨다.기아차는 지난해 현지 판매 집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총 290만 7000대의 차량을 팔았다. 최대 판매 실적의 1등 공신은 바로 중국 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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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총 64만 6000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도(54만 7000대) 대비 18.2% 증가한 규모다. 절대적인 판매량과 매출 증가율 모두 미국과 유럽, 국내 등 다른 판매 시장 가운데 단연 최고다. 시장 점유율도 3.6%에서 3.8%로 소폭 증가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초 중국 3공장을 증설하며 양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런 가운데 K2와 K3 등 주력 소형 승용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스포티지 등 SUV 모델도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서 판매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중국 전략 모델인 K4 출시 등 하반기 신차 효과도 더해졌다.
딜러망 구축 노력도 빛을 발했다. 기아차는 차량 소비가 늘고 있는 중부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우수 딜러를 확보하고 전략적 판매망을 구축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판매망 확대 전략이 맞물려 돌아가면서 시장 수요 증가률을 상회하는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실제 3분기까지 기아차 판매 증가율은 14.8%로 중국의 자동차 수요 증가율 11.6%를 앞섰다.
기아차는 올해도 중국 시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판매 목표량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기아차는 중국시장 목표 판매량을 작년 대비 15.3% 높아진 74만 5000대로 설정했다. 주요 판매 시장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목표치다.
우선 신형 SUV 'KX3'와 K4 등 중국 전략 차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충해 상품 경쟁력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또 현지 시장 상황에 맞는 현장 밀착 판촉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의 고속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아차는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9% 줄었다. 또 일회성 비용 증가로 순이익 역시 21.6% 감소했다. 실적 악화는 원화 강세와 러시아 루블화 폭락 등 신흥국 환리스크 영향이 컸다. 증권업계는 외화부채 평가 손실과 루블화 급락에 따른 러시아 법인 환차손 등으로 3000억 원 규모의 일회성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은 기아차 전체 매출의 9%를 책임지고 있는 주요 판매처다. 하지만 작년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러시아 루블화 절하 여파로 자동차 수요가 크게 위축됐다. 실제 기아차는 3분기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13만 3000대를 파는데 그쳤다. 이는 올 초 세운 연간 목표량 19만 7000대의 67% 수준에 불과했다.
기아차는 올해도 판매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판매 목표치는 전년 대비 15.7% 낮춘 16만 6000대로 정했다. 아울러 시장 침체 및 루블화 약세에 대비해 비상 전략도 세웠다. 먼저 러시아로 수출되는 물량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러시아향 수출 물량을 타지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루블화 가치 폭락으로 국내와 해외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러시아에 팔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이다. 대신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군은 환 리스크가 적은 만큼 판매에 보다 집중하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러시아법인의 손실이 예상보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캐파 증설로 인한 판매량 증가로 이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며 "다만 루블화 약세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까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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