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09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는 지난 5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14년 실적 및 올해 경영 계획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5월 신경영전략 발표회 때와 같이 직접 행사를 주관하며 회장 취임 첫해 성적을 자세하게 설명했다.설명회 내내 거론된 이슈는 1조 원 밑으로 떨어진 순이익이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인 556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질문이 저조한 순이익을 낸 배경과 올해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가에 집중됐다.
권 회장은 순이익 저하의 요인으로 △세무조사 추징금 △투자주식 손상차손 △강릉 마그네슘 환경 정화비 등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1회성 비용을 꼽았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 같은 예상치 못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1회성 비용을 실적에 대부분 반영한 것은 취임 첫해 모든 부실을 털어내고 간다는 일종의 빅배스(Big Bath)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앞으로 약 7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강릉 마그네슘 제련소 페놀 유출 정화 비용을 모두 지난해 손익에 반영했다. 유무형자산 및 포스코 엠텍, 포스코 플랜텍 등 계열사에서 발생한 손실도 적극적으로 비용으로 인식했다.
선제적인 비용 인식을 통해 추가적인 부실 발생 가능성을 어느 정도 덜어 낸 만큼 포스코가 올해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는 수익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성 있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가동을 통한 생산량 100만 톤 확대 △WP(World Premium) 제품 비중 36%로 상승 △원료비 5072억 원 저감 △투자비 1조 2000억 원 축소 등 구체적인 수치를 포함한 영업이익 증대 전략을 제시한 것은 시장의 불안감을 덜어 내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생각이다.
특히 감가상각이 차지하는 비중을 최대한 낮추고 순수한 영업이익만으로 중장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한 대목에서는 영업이익 부양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느껴졌다. 포스코는 올해 7조 3000억 원, 내년 8조 5000억 원의 EBITDA 목표를 설정했다.
물론 유례 없는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포스코도 수익성과 관련된 전망치는 계획과 많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달았다. 하지만 견고한 시장 지배력과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부실의 선제적 반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한 것만으로도 중장기 실적 전망은 밝다는 생각이 든다.
권 회장은 설명회에서 "올해는 2조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끊임 없는 신뢰를 보내주시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해 보답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아무쪼록 올해가 중장기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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