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롯데케미칼, 야심찬 '2018 비전' 폐기되나 [Company Watch]매출 20년만에 감소…아시아 10대 그룹 야심도 차질 가능성

김익환 기자공개 2015-02-12 06:47: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9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 매출액이 지난해 역성장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았던 '2018 비전'도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실적 부진 여파로 2018년까지 '아시아 10대 그룹'에 들겠다던 롯데의 전략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 20년래 역성장, 이어질까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4조 8590억 원, 350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6%, 28.1% 감소한 수치다. 롯데케미칼 매출이 감소한 것은 공시로 확인 가능한 1994년 이후 처음이다. 1998년 IMF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성장세를 이어왔던 롯데케미칼이지만 이번 유가급락 고비는 넘지 못한 셈이다.

clip20150209134900

매출 하락은 유가급락으로 인해 제품가격이 떨어진 여파가 컸다. 제품가격이 하락했지만 원재료 가격 인하로 반영되는 시점이 지체되면서 영업손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롯데케미칼 매출이 고꾸라지면서 계획한 2018년 비전달성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단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9년 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2018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이란 중장기 비전을 선포했다. 그룹의 비전 달성을 위해 계열사별로 각기 다른 2018 비전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 비전은 2018년까지 '매출 40조,·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을 달성하는 것이다.

현재 매출을 기준으로 2018년에 매출액 40조 원을 달성하려면 향후 4년간 해마다(CAGR 기준) 28%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물론 2000년 초중반에는 롯데케미칼 파키스탄·영국법인, 말레이시아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하며 연매출 성장세가 30%를 넘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여건이 악화하면서 예전같은 성장세는 어렵단 평가다. 증권업계는 유가급락에 따라 올해 매출액도 전년 대비 뒷걸음질 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가가 지난해 대비 40~50%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매출이 지난해 대비 늘어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실적이 뒷걸음질치면서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이란 비전 달성도 차질이 불가해 졌다. 지난해 22조 5778억 원의 매출을 올린 LG화학과의 격차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유가가 회복될 것이고 다양한 성장요인도 있어 올해는 지난해 대비 분명히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며 "비전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은 있겠지만 이를 관철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미국 프로젝트 지연...롯데그룹 비전도 차질

비전 달성의 기반이 될 설비투자·인수합병도 예전처럼 과감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2012년부터 추진한 인도네시아 석유화학설비 건설부터 지지부진하다. 롯데케미칼은 현지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비롯한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할 계획이었지만 현지 부지 확보가 여의치 않고, 시황악화가 이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지난달 9일 더벨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프로젝트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밝혔다.

셰일가스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월 미국 엑시올(Axiall Corp)과 50대 50으로 합작, 미국에 에탄크래커 플랜트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셰일가스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투자 의사를 내비췄다. 하지만 아직까지 최종 투자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그룹 매출의 20% 안팎을 차지하는 롯데케미칼의 비전달성이 여의치 않으면서, 롯데그룹이 계획한 2018 비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단 관측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