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합산규제, '3년 일몰제' 유력… KT 웃을까 위성방송 규제 편입 못 막았으나 '차선' 결과 얻게 돼 타격 크지 않을 듯
정호창 기자공개 2015-02-16 09:17:00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3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송통신 업계 핵심 이슈인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3년 일몰제'로 결론날 가능성이 커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제도 고수를 주장했던 KT그룹 입장에선 '최선책' 관철엔 실패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해 '차선'에 해당하는 결과를 얻게 돼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13일 정치권 및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국회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는 당초 이날 열기로 했던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를 설 연휴 이후인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법안소위에서 유료방송 합산규제안으로 정부가 통합방송법에서 제안한 '3년 일몰제'에 무게를 두고 법안을 논의하기로 상당 부분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한 사업자가 유선방송(케이블TV)과 IPTV 등 유료방송의 시장 점유율을 더해 전체 시장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행 방송법에는 케이블TV와 IPTV에 대한 규제 적용을 명시하고 있지만, 위성방송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현재 국내 유일한 위성방송 사업자는 KT그룹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 뿐이다. 따라서 케이블TV와 IPTV업계에선 KT가 특혜를 받고 있다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위성방송도 합산규제 대상에 포함해 줄 것을 정치권에 꾸준히 요구해 왔다.
만약 케이블TV업계 요구대로 합산규제안이 개정되면 현재 IPTV와 위성방송을 합쳐 28%가량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KT그룹 입장에선 가입자 모집에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KT는 규제 제도 자체에 대한 반대의사를 계속 밝혀왔다.
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합의한대로 '3년 일몰제' 형태로 법안이 개정되면 위성방송 역시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다만 시장 점유율 규제가 법안 시행 3년 후에는 효력을 상실하므로 KT입장에선 '차선책'에 해당하는 법안으로 볼 수 있다.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매년 1% 정도씩 오르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3년 일몰제 도입으로 받게 될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케이블TV업계에선 "3년 일몰제가 실효성이 없다"며 "최소한 5년 일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양휘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은 "현 추세라면 KT의 시장점유율이 3년 후 33%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산규제가 3년 후 폐지되면 규제 효과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점유율 규제 제도 자체를 반대한다는 회사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3년 후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 증가치를 정확히 예상할 수 없는 상태라 '3년 일몰제' 역시 우리에겐 규제일 뿐이며, 더 유리한지 아닌지에 대해서 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IPTV업계 관계자는 "3년 일몰제로 개정이 확정되면 KT 규제에 대한 실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KT가 최소한 절반의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내색은 않고 있지만 KT 내부에서도 합산규제를 피하긴 어렵다는 예상을 해왔을 것"이라며 "3년 일몰제로 결론이 난다면 KT 입장에선 나름대로 최선의 결과를 얻은 셈이라 내부적으로 남몰래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이번 사안에 대해 평가를 내리긴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미방위 여·야 의원들이 '3년 일몰제' 도입에 대해 합의를 이뤘다고 하지만 아직 중요한 이슈가 남았다"며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3년 후 일몰과 함께 폐지할지, 그 때 다시 재논의 할지에 대해 미방위 소속 의원들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3년 후 규제가 그대로 소멸되거나 점유율 규제 기준이 49%로 확대되는 쪽으로 결론이 난다면 KT에 유리한 법안이 될 수 있지만, 일몰제 도입 조건으로 3년 후 '재논의'라는 단서가 붙는다면 KT 입장에선 큰 숙제와 부담을 다시 안게 되기 때문에 결코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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