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저금리 해법찾기 [위기의 보험사]④보유계약가치 손실…고금리 확정이율 부채부담 '최고'
[편집자주]
이 기사는 2015년 03월 0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9월 한화생명은 김연배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맞이했다. 12년 만에 이뤄진 올드보이의 귀환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02년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장으로, 그룹의 사활을 건 한화생명 인수를 성공시켰다. 한화생명 인수를 기점으로 한화그룹은 굴뚝기업의 한계에서 벗어났고, 인수과정에서의 비리로 옥고를 치뤘지만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2인자 자리를 꿰차게 됐다.
하지만 12년 만에 복귀한 김 부회장에게 한화생명은 경영정상화란 만만치 않은 숙제를 던졌다. 생명보험 2위사란 타이틀에 가려졌던 열위한 체력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 탓이다.
◇ 자구책 노력에도 수익구조 개선 어려워
한화생명의 가장 큰 문제점은 향후 보험 본업에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고마진 보장성 보험 판매, 손해율·사업비 관리 등의 자구책도 저금리엔 당할 도리가 없을 정도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내재가치(EV) 분석에서 이러한 상황은 극명하게 나타난다.
내재가치는 장기 산업인 보험사의 현재 가치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대표적인 지표로, 이미 실현된 이익인 '조정순자산가치(ANW)'와 장래 실현될 이익을 나타내는 '보유계약가치(VIF)'를 더해 산출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생명의 내재가치는 8조6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0억 원이 증가했다. 문제는 내재가치 증가분이 모두 이미 실현된 이익인 조정순자산가치에서 발생했고, 보유계약가치는 오히려 손실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험사의 실질적인 당기순이익이라 할 수 있는 최근 1년간 판매된 신계약의 가치(VNB)의 수익성 증가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말 신계약가치는 44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규모 측면에선 7% 줄었지만 마진율은 오히려 1.1%포인트 증가한 20.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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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 극복 위한 절체절명의 생존전략 펼쳐
김연배 부회장 복귀 후 한화생명은 2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김 부회장은 한순간 구조조정 전문가란 평가를 들어야 했지만 한화생명은 연간 1000억 원의 인건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보장성보험 매출비중 확대, 지급보험금 안정화 작업 등의 손해율 관리는 물론 전자청약율 50%대 달성, 모바일 영업지원시스템 활용 등을 통한 전사적 비용절감까지 추진하며 수익창출 구조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급여력비율 하락시 중소형 생명보험사가 최후로 꺼내드는 만기보유증권 계정 재분류도 단행했다. 2위사란 체면을 모두 버리고 생존 토대 마련에 나선 것인데, 위험요소는 곳곳에 산재돼 있다.
가장 큰 위험은 역시 과거 판매 고금리 확정이율 상품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부채 준비금 중 확정이율 상품 비중이 여전히 54%에 달한다. 생명보험 빅 3중 유일하게 아직도 확정이율 상품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25조 원에 달하는 금리 변동형 상품 부채 중 9조 원의 부채도 최저보증이율 3~4%의 금리변동형 상품이다. 금리가 더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3~4%) 밑으로 부채 준비금 금리를 조정하지 못하는 상품이 금리 변동형 상품 전체 중 34%에 달한다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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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공격적 자산운용 정책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최근 몇년간 한화생명은 자산운용수익률 제고를 위해 해외 증권 투자를 늘려 왔고, 그 결과 지난해 전체 운용자산에서 해외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11%를 기록했다.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조차 자산운용 쏠림에 우려를 표할 정도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채권을 상당폭 늘려왔지만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비중이 10%를 육박하는 수준이라 투자전략을 다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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