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차입금 급격히 늘린 까닭은 [Company Watch]현금 확보, 포스코특수강 인수자금 마련 목적..추가 차입 가능성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5-03-17 08:29: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13일 14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특수강 인수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세아베스틸이 지난해 말 차입금 비중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인수 자금을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했기 때문이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별도기준 세아베스틸의 총 차입금은 6919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278억 원 증가했다. 이 기간 자산총액은 2조4293억 원으로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21.1%에서 28.5%까지 늘었다.
차입금 증대는 부채비율 역시 증가시키는 악재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세아베스틸의 부채는 9254억 원, 자본은 1조5039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61.5%를 기록했다. 전년도 9월 말에는 48.6%대 부채비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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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차입을 통해 유입된 자금 대부분을 현금성자산으로 쌓아놓은 덕에 유동성은 크게 악화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624억 원으로 9월 말 대비 1783억 원가량 증가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현금 보유고다.
갑작스럽게 차입금을 늘리면서까지 현금성자산 확보에 나선 것은 포스코특수강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말 포스코와 포스코특수강 지분 52.3%를 5672억 원대에 매입하기로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이달 말 중 거래가 모두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지분 매입 계약을 완료했지만 자금에 여유는 없었다.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841억 원에 그쳤고 매각을 시도할 만한 운휴자산도 많지 않았다. 지난해 말 차입을 크게 늘리면서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은 결국 인수 대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대규모 차입에도 불구하고 포스코특수강 인수 마무리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포스코에 지불해야 할 자금뿐 아니라 재무적투자자(FI)들이 들고 있는 포스코특수강 지분과 우리사주 역시 사들여야 한다. 이를 보면 향후 추가적인 차입금 유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세아베스틸에 따르면 포스코특수강 FI 오딘5차유한회사와 페로유한회사가 보유 중인 주식 862만690주를 2600억 원에 사들이기로 SPA를 맺은 상태다. 주당 인수가격은 포스코 계약과 동일한 3만150원에 결정됐다. 최종매매대금은 계약 완료시 다소 축소될 것이란 입장이지만 변동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 노동조합원으로부터 선제적으로 사들이겠다고 약속한 우리사주 역시 세아베스틸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15일 조합이 들고 있는 우리사주 128만76주를 주당 4만1000원, 총 524억 원에 사들이기로 SPA를 맺었다.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이뤄질 때 세아베스틸이 매입을 약속한 물량이다.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특수강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복수의 FI들로부터 자금 유치를 추진 중이다. 기본적으로 세아베스틸이 안정적 사업구조와 재무여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란 평가다. 세아베스틸은 적어도 2000억~3000억 원대 자금은 FI를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FI 자금 유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해야 할 자금 역시 상당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실질적으로 쏟아 부어야 할 자금은 최대 8800억 원대에 달한다. 3000억 원대 투자금을 유치하더라도 5000억 원이 넘는 돈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지만 당장 보유한 현금은 2600억 원 남짓이다.
이를 보면 세아베스틸은 포스코특수강 딜 마무리를 위해 적어도 2000억 원 중반대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수준의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고 아울러 FI 유치가 원활하게 이뤄졌다고 가정한 경우다. 만약 FI 모집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사채나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해야 할 자금은 이보다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외부차입이 이 정도 수준까지 늘어난다고 해도 당장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년간 안정적 수익성과 이를 토대로 견고한 재무여력을 확보해온 덕분이다. 단순 부채비율만 보더라도 2500억 원대 외부차입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경우 80% 안팎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0년 말 보다도 낮은 수준의 부채비율이다.
다만 대규모 외부차입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하나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특수강 인수계약을 마무리한 직후 신용평가사들은 세아베스틸의 무보증사채(A+, 안정적)와 기업어음(A2+)을 하향검토 대상(워치리스트)에 올렸다. 신평사 관계자는 포스코특수강의 최종 인수 조건과 자금조달 방식을 면밀히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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