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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한화證'의 실험 [thebell note]

박시진 기자공개 2015-04-07 10:21:00

이 기사는 2015년 03월 2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이색적인 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 5명이 모여 토크콘서트 형식의 주총을 개최했다. 2부로 나눠 진행된 주총은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날 오후 한화투자증권은 애널리스트, 기자, 업계 관계자, 투자자들 약 100여 명을 모아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주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각 본부 부사장과 상무 등 6명이 전년 경영실적과 올해 목표에 대해 조목조목 발표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주주총회와 IR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 년 만에 IR을 개최했을 뿐더러 토크콘서트 형식을 채택, 임원진이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주주총회의 고정관념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생소한'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주 대표는 2013년 가을 취임 후 다양한 시도를 했다. 매 분기마다 변경되는 추천펀드 제도에서 탈피해 장기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 코어펀드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레버리지 펀드 판매 중단, 개인 성과급제 폐지, 매도리포트 발간 등 어찌 보면 '증권업계의 이단아'라는 꼬리표가 붙을 만한 실험경영을 추진했다.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쌓겠다는 게 기본 목표였다.

1년 반이 지난 요즘 그의 행보에 대해서 논란이 분분하다. 한화투자증권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해 경비를 절감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음에도 리테일본부의 적자는 449억 원으로 전년(331억 원)보다 더 커졌다. 오프라인 수익감소, 금융상품 판매 선취 수수료 감소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고객들의 자산 이탈도 이어졌다. 리테일 자산은 전년 보다 2조 원 가량 줄어든 21조 6000억 원, 개인고객 자산도 1조 5000억 원 감소한 11조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눈에 띄는 점은 코어펀드의 잔고가 2000억 원 가량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코어펀드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조금씩 쌓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오프라인 주식회전율도 456%에서 322%로 줄어들었다. 내부적으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R에서 A 부사장은 "요즘은 DNA를 바꿔 나가는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B 매니저는 "주 대표의 프로젝트는 최소 3년 이상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란 포부를 내비친 셈이다.

주 대표는 3년 만에 보통주 70원, 우선주 12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경영실적이 호전될 경우 시가배당률을 장기적으로 시장금리 수준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과거보다 배당성향을 높여 장기투자를 유도할 뿐 아니라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단기 성과 위주로 성패를 나누는 시장 상황을 감안한다면 주 대표의 '행보'는 이례적일 수도 있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철저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고객들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을 지 지켜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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