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영국법인, 9년째 완전자본잠식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감소…사측 "현지 사업 지속"
김경태 기자공개 2015-04-08 09:30: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6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가 야심 차게 진출한 영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9년 연속 지속되면서 결국 사업을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영국법인(Kumho Tyre U.K.)은 지난해 713억 원의 매출과 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매출이 2년 연속 후퇴하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감소했다.
영국법인은 지난해도 완전자본잠식을 기록했다. 2006년 46억 원, 2007년 3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시작된 완전자본잠식의 그늘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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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는 고 박인천 창업주가 이끌던 1975년 영국에 진출했다. 당시 유럽 내에서 3번째 큰 시장인 영국에서의 판매 확대와 효율적인 사업 관리를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그 후 약 30년 간 매출을 지속해서 증가시키며 이익을 남겨왔다.
박삼구 회장 시기에도 영국 시장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금호타이어는 2005년 한국과 영국에 동시 상장을 했다. 영국 증권시장은 투명성 요구 등 조건이 까다롭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금호타이어는 영국 상장을 통해 해외 인지도를 높이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 회장은 당시 런던증권거래소를 직접 찾는 등 영국에서의 사업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하지만 영국법인이 2006~2007년 당시 시장 상황 급변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인한 적자가 발생한 후 9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완전자본잠식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가 결국 영국 사업을 접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외 법인이 적자로 인해 자본잠식이 되는 경우 증자를 통해 모기업에서 자금 수혈을 실시하는데, 금호타이어는 오랜 기간 완전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영국 법인에 대한 지원이 없었다.
또한 유럽기술연구소 이전도 영국 사업을 그만 둘 것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유럽기술연구소는 1997년 영국 버밍험에 설립됐다. 하지만 2011년 프랑크푸르트공항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는 뭬펠던시로 이전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세계 자동차 산업이 독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에 연구소를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독일은 BMW, 벤츠, 포르쉐, 아우디 등 프리미엄 메이커(OEM)들이 몰려 있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대처할 수 있고 고객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독일에는 금호타이어 유럽법인(KUMHO TIRE EUROPE GMBH)이 위치해 있어 효율성도 증대시킬 수 있다.
프랑스법인의 설립과 호실적도 영국법인 철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7년 프랑스 현지 판매법인(KUMHO TIRE FRANCE S.A.S)을 설립했다. 프랑스법인은 설립 후 흑자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최근 3년 연속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영국에서의 사업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2014년부터 직접판매(Direct Sales)를 실시해 중장기적으로 영국 시장에서 발돋움 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법인의 완전자본잠식에 대해 그는 "현단계에서 일시적 증자 방식으로 해결하기 보다 단기적으로는 현지 차입금을 활용하되,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매출증대와 수익개선을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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