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 "심한 배신감 느낀다" "나 한데 왜 이러나" 울먹여..."반드시 진실 밝힐 것"
길진홍 기자공개 2015-04-09 08:18:08
이 기사는 2015년 04월 08일 1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등학교 중퇴학력이 전부인 제가 자수성가해 어머니 유훈에 따라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장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하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오히려 심한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까 통탄스럽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8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분식회계와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 경남기업 전 회장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울먹이던 그는 빗발치는 카메라 후레쉬 세례를 받으며 남은 전문을 겨우 읽어 내려갔다.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온 성 전 회장은 침통한 표정이 역력했다. 검찰 출석 등의 영향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연신 본인이 왜 자원외교 표적이 됐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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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 회장은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믿었던 사람들이…"라며 고개를 숙이고 말끝을 잇지 못하던 그는 검찰 수사를 다시 조목조목 반박했다
"해외 자원개발에 투자한 국내기업이 모두 86곳입니다. 유독 경남기업만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도 자체자금으로 투입한 332억 원을 회수하지 못했어요"
성 전 회장은 답답한 마음에 정부 주요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따져 물었다. 이완구 국무총리와도 연락이 닿았다. 하지만 모두 그에게 납득할만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건설업은 특성상 공정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합니다. 그런데 기성대금 유입이 더뎌지면 실제 매출과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돈을 못 받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그래서 어닝쇼크가 터진겁니다. 우리도 작년에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습니다. 검찰이 그런데 이걸 분식회계로 몰고 있어요. 검찰 주장대로라면 경남기업이 지난 20년간 분식회계를 저지른 셈이 됩니다."
성 전 회장은 본인을 정조준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2004년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회사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돼 있었다. 검찰이 그러나 구두상 보고를 경영 관여로 몰아 책임을 물으려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성 전 회장은 다만 아내가 실소유한 건물관리업체 체스넛과 건축자재납품업체 코어베이스에 대한 일감 지원은 다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특수관계인간에 발생한 매출일뿐 거래대금을 부풀리거나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종일관 반드시 진실을 밝혀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역 국회의원 시절 본인의 지역구인 충남 태안군에서 올라온 군의원들과 담소를 마치고, 은행회관을 빠져나갔다.
성 전 회장은 분식회계를 통해 신용등급을 조작하고,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등 정부로부터 460억 원을 융자 받고, 수출입은행에서 350억 원의 대출금을 받는 등 800억 원대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성 전 회장이 특수관계법인과 사이에서 일어난 거래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회삿돈 250억 원을 빼돌린 혐의 등을 적용해 지난 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예정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파산부는 전날 경남기업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법정관리인은 기존 경영진을 배제하고, 제3자인 이성희 전 두산엔진 대표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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