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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매각한 경남기업 지분, 누가 사갔나 개인 2380만주 매집, 지분 66% 확보…경영진-오너일가 갈등 관측도

길진홍 기자공개 2015-04-15 08:28:01

이 기사는 2015년 04월 14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 많던 채권단 보유 주식은 어디로 갔을까. 경남기업 상장폐지를 앞두고 채권단이 보유 지분을 대량 처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기업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데다 회생절차 중 감자와 증자를 통한 지분율 희석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데서 주식 매입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경남기업 지분 현황
(2014년 말 기준. 채권단 지분 매각 전)

채권단은 경남기업의 정리매매가 시작된 지난 6일 이후 일제히 주식을 처분했다. 각 채권은행이 공시를 통해 밝힌 주식 매각 규모는 모두 1418만 주다.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산업은행, 대우증권,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이 잇따라 주식을 장내서서 매도했다.

주당 평균 매각 단가는 666원이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확보한 경남기업 주식 취득단가는 5000원이다. 모두 709억 원의 주식을 94억 원에 헐값 처분했다.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을 중단하고,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시 의무 대상이 아닌 채권은행 보유 물량을 더하면 채권단 손실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보유 중인 경남기업 주식은 모두 2000만주로 지분율이 56%에 달한다. 보유 주식 대부분이 정리매매 기간 중 처분 된 것으로 추산된다.

주목할 점은 누군가 이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것이다. 상장폐지를 앞두고 주가하락으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주식을 매집했다. 경남기업 주가는 상장폐지를 하루 앞둔 14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오후 2시 현재 140원까지 떨어졌다.

경남기업 채권은행 현황

경남기업은 회생절차가 진행 중으로 향후 감자와 증자에 따른 지분율이 희석이 예상된다. 자본을 완전 잠식당해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회생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의견이 많다.

거래동향을 살펴보면 채권단 지분은 대부분 개인투자자 수중에 들어갔다. 개인들은 채권단이 내놓은 주식을 거의 쓸어 담았다. 정리매매 기간 첫날인 4월 6일부터 13일까지 개인들이 매입한 주식수가 2382만주에 달한다. 주식 매수인을 특정 개인 또는 이해관계인 집단으로 가정하면 발행주식의 66%가 한쪽으로 몰린 셈이 된다. 6일 동안 약 100억 원 이상의 뭉칫돈이 주식매입에 투입됐다.

이를 단순 투기세력의 결집으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특히 여러 정황상 성완종 전 회장과 기존 경영진 간 갈등이 성 전 회장 사후 지분매입 경쟁으로 표면화됐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개인 경남기업 주식 매입

장해남 경남기업 전 대표는 법정관리인 자가추천으로 성 전 회장과 각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들은 장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법정관리인은 제3자를 선임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으나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 직후 검찰이 제기한 혐의 대부분이 본인의 결재를 거치지 않고 이뤄진 것이라며 기존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존 경영진이 지분을 확보할 경우 회생절차 기간 중 대주주로서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하고, 법정관리인과 채권단에 대한 압박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성 전 회장의 측근들과 친인척들의 결집을 불러왔을 가능성이 크다. 성 전 회장의 장남인 승훈 씨는 경남기업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경남기업 대주주인 대아레저산업 지분 8.57%를 갖고 있다. 성 전 회장의 동생인 우종 씨와 석종 씨도 지분 9.99%, 3.22%를 각각 보유 하고 있다. 고인의 회사를 지키고,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주식 매집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남기업은 이에 대해 "현재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리기간 중 주식매입은 소유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며 "일부 작전 세력들이 장외 거래 등을 염두에 두고 주식을 매집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기업의 새 주주명부는 사실상 관계인집회가 열려야 내역을 알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차 관계인집회는 오는 7월 15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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