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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 '신용도 차별화' 지속…독자등급도 변수 업계 전망 여전히 부정적…은행·비은행계-우량·비우량사 희비

황철 기자공개 2015-04-27 06:52: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3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피탈업은 건설·해운업종과 함께 신용평가시장에서 가장 주의를 요하는 산업군으로 지목받아 왔다. 경기침체로 인한 수익성·자산건전성 저하 추세가 이어졌고 타 업권과의 경쟁심화, 각종 규제 이슈 등으로 성장 동력마저 잃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생존의 관건은 위기에 대한 대처 능력이다. 2015년 정기신용평가에서도 각 사별로 여신전문금융사 신용위험 판단의 핵심인 자산건전성, 자본적정성, 조달안정성을 얼마나 적절하게 유지해나갈 수 있느냐가 집중 조명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은행·캐피탈 등 금융사에도 적용하게 될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 공개 역시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은행계·대기업계, 우량·비우량사간 신용등급 차별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은행계 신용등급 방어 성공, 비우량사 시련 지속

이달 들어 캐피탈사에 대한 정기신용평가 결과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아직 은행계 캐피탈사와 AA급 이상 우량 대기업 계열에 한정돼 있어 신용등급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상대적 고위험군으로 지목되는 A급 이하 기업의 재평가 결과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부정적이기만 한 업황 전망과 자체신용도 공개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예상 밖의 선제적 신용등급 조정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건설·조선·해운 등과 마찬가지로 고위험업종으로 분류되는 캐피탈산업 또한 상시적인 신용도 조정의 대상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선제적 등급 강등도 여럿 있었다. 이 때문에 정기평가 자체가 폭넓은 신용등급 변동의 트리거(Trigger)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신용평가업계 내외부에서 캐피탈산업에 대한 각종 경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정평 이후에도 언제든 신용등급 변동이 다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크레딧 시장에서는 이를 종합해 볼 때 "업종 전반의 신용도 하방 압력은 증가하겠지만 각 사별 등급 차별화가 뚜렷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기평가 초반 결과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용등급 변화 양상을 살펴보면 이 같은 전망의 근거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 일단 DGB캐피탈을 제외한 국내 은행계 캐피탈사(신한, KB, 산은, IBK, NH농협, 하나, JB우리, BNK)의 정기평가(3사 합계)가 완료됐다.

이중 신용등급이 떨어진 곳은 없었고 하나캐피탈의 경우 한기평으로부터 '긍정적' 전망을 부여받아 AA급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7월 JB우리캐피탈과 12월 BNK캐피탈의 신용등급이 AA-까지 오른 것까지 포함하면 은행계의 경우 전반적인 신용도가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올해 정기평가 첫 신용등급 강등 대상은 두산캐피탈이었다. 두산캐피탈은 2013년 초만 해도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비은행계 최고 수준인 A+등급에 포진해 있던 기업이다. 2년여 사이 신용등급은 4노치나 낮은 BBB0까지 떨어졌다.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도 달려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은 두산캐피탈을 비롯해, 무림캐피탈(BBB0), 동부캐피탈(CP등급 투기 하락), KT캐피탈(A+), 한국씨티그룹캐피탈(A+) 등이다. KT캐피탈의 경우 과거 KT ENS 사태 이후 대주주 지원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결과로 다소 예외적 경우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그룹 차원의 매각 추진 등의 여파를 받았다.

나머지는 모두 계열 전반의 대외 평판 저하, 자본시장 접근성 하락 등의 위기에 봉착한 기업이다. 은행계·비은행계는 물론 우량·비우량사의 차별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상시적 평가 대상, 안심하긴 이르다

이번 정기평가에서 신용유지 결정을 받은 아주·롯데캐피탈을 비롯해 효성·한국·농심캐피탈 등 우량 비은행계 역시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저축은행·대부업체와의 차별화 실패로 경쟁구도가 심해졌고, 개인신용대출 규제 여파로 인해 이익창출능력 저하도 불가피해졌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사 특성상 성장성 유지를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달안정성도 은행계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 특히 유사시를 가정한 신용평가 논리상 위기상황에서 리파이낸싱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은행계에 비해 크다.

자체신용도 공개와 관련해 보더라도 비은행계에 더욱 비우호적인 상황이 연출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체신용도와 실제 등급의 갭(Gap)은 업계 전체적으로 크다. 하지만 대주주 지원 가능성에 대한 신용평가사별 주관적 판단이 크게 엇갈릴 만한 곳 역시 비은행계로 집약된다.

은행계의 경우 금융지주사에 대한 각종 규제 조항으로 유사시 계열의 지원을 받을 근거를 어느정도 마련하고 있다. 반면 비은행계의 경우 지원 의지의 신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자체신용도와 실제 등급을 비교해 적정성에 의문을 가질 개연성이 크다. 자체신용도와 관련한 캐피탈사 등급에 대한 시장의 강도높은 검증과 논란도 은행계보다는 비은행계, 우량사보다는 비우량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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