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자동차의 '픽업트럭' [thebell note]

김창경 기자공개 2015-04-28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7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0조 9429억 원, 영업이익 1조 5880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3.3%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8.1%나 급감했다. 말 그대로 '어닝쇼크'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1분기 실적 부진 원인에 대해 "원화가 달러화 대비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유로화 및 신흥국 통화 대비 큰 폭의 강세를 나타낸 것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올해 역시 자국통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져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대내외 경영환경으로 현대차의 성장성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나친 고속성장을 이어온 탓에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간 현대기아차 글로벌 판매량이 800만 대를 넘어선 가운데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의 품질을 고르게 유지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미국에서 발생한 토요타 사태의 다음 타자로 현대차가 꼽히고 있기도 하다.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리콜 소식은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역사는 극복의 산실이다. 과거 '싸구려 차'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1999년 회장 취임 후 첫 미국 출장길 TV쇼에서 자동차의 품질을 놓고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다. 1999년은 정 회장이 회사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에서 10년 10만Km 보증제도를 도입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결과 회장 취임 10년 후인 2009년 현대차는 IQS(초기품질지수) 95점을 기록하며 도요타를 몰아내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IQS 순위는 현대차가 94점으로 1위를 유지했다.

캐나다 공장이 실패하자 인도로 넘어가 재기한 사례도 유명한 일화다. 현대차는 지난 1989년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캐나다 부르몽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현지공장을 설립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소비자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부르몽 공장은 1993년 가동을 중단하고 1996년 5000억 원의 손실 처리를 한 채 완전히 정리됐다. 이른바 '부르몽의 악몽'이다. 현대차는 부르몽 공장에서 뜯어낸 생산설비를 인도 첸나이 공장으로 옮겼다. 지금도 첸나이 공장은 현지공장 성공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인도 현지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첸나이 공장이 해외 수출은 1위, 현대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픽업트럭'

현대차는 올해 초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컨셉트 픽업트럭 산타크루즈(사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북미 시장은 픽업 트럭에 대한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미국 브랜드 비중이 87%에 달하고 중남미 지역은 일본 브랜드가 선점해 57%를 차지하고 있다"며 "픽업 트럭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산타크루즈를 생산하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픽업트럭이라는 미개척 분야의 진출을 고민하는 움직임에서 예상을 뒤엎는 방법으로 위기를 헤쳐나갔던 현대차의 저력을 읽을 수 있다. 지금은 현대차가 저력을 발휘할 때인 듯하다. 과거 어려움을 딛고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현대차가 이번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길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