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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풍산 회사채 발행 제동 배경은 1분기 돌연 순손실 전환…실적·재무구조 추가 악화 가능성

임정수 기자공개 2015-04-30 09:55:00

이 기사는 2015년 04월 29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풍산 회사채 발행에 제동을 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까지 3년 동안 흑자 회사였던 풍산이 올해 1분기에 돌연 당기순손실로 전환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적자 폭이 확대될 경우 재무 상황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풍산이 공시한 1분기 실적은 회사가 자체적으로 집계한 가집계 실적이다. 회계감사 법인의 감사를 받지 않아 공신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은 5월에 나올 분기보고서에서 실적이 급변동할 가능성까지도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금감원, 풍산 1Q 실적 심상치 않아…연결기준 당기순손실 전환

금감원이 풍산 회사채 발행 일정을 조정하도록 요구한 것은 풍산의 1분기 실적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감원은 풍산이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청약 일정에 돌입한 상태에서 1분기 가집계 실적을 공시하도록 요구했다.

당초 1분기 가집계 실적을 포함시키도록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할 때만 해도 청약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정작 정정 신고에서 1분기 가집계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부 회의를 통해 증권신고서 효력을 다시 계산하도록 했다.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한 지 7일이 지나야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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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이 자체 집계한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6603억 원, 영업이익은 4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1%와 77.12% 감소한 수치다.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 계열사 적자가 반영되면서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1분기에 15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51억 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IB업계는 풍산의 실적 저하가 해외 계열사 부실로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MX 등 해외 계열사 적자가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순손실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감원이 풍산의 갑작스러운 실적 악화를 투자자에게 중요한 사항으로 보고 수요예측 일정을 재조정하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해외 계열사 영향을 제외한 풍산의 자체 실적도 대폭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풍산은 별도 기준으로 1분기에 4492억 원의 매출과 4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2%와 82.17% 감소한 것이다.

전기동 가격이 급락하면서 재고 평가손실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동 가격 하락으로 풍산의 자체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계열사 적자까지 반영되면서 연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가집계 실적, 공신력 떨어져…실적·재무구조 불확실성 확대

금감원은 풍산이 분기보고서를 제출할 경우 실적이 급변동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풍산이 공시한 1분기 가집계 실적이 회계감사 과정에서 유의미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기보고서가 나올 경우 실적 변동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풍산이 전기동 가격 하락과 해외 계열사 실적 등의 영향을 1분기 실적 집계에 충분히 반영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회계감사 과정에서 실적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해외 계열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풍산의 해외 계열사 지원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동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PMX 인더스트리 등 해외 계열사 실적이 악화됐다"면서 "해외 계열사에 대한 지원 부담이 늘어 풍산의 재무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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