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5월 07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해운이 과거 그리스 선주 카라스(Carras), 국내 중견 해운사 삼선로직스 등과 진행했던 용선 계약 해지 소송 판결을 받으면서 200억 원의 수익을 올리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정만 원활하게 진행되면 대한해운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감독원과 대한해운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그동안 카라스와 진행 중이던 용선 벌크선 '아쿠아디바(AQUADIVA)호'와 관련된 소송 판결에 따라 카라스에 약 407억 원의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대한해운은 지난 2012년 3월 카라스로부터 아쿠아디바호를 하루 용선료 2만 8000달러에 10년간 용선했다. 이를 다시 동일한 기간 동안 하루 용선료 3만 3500달러를 받고 삼선로직스에 빌려줬다. 그러나 해운업 업황이 침체하면서 삼선로직스가 대한해운에, 대한해운이 카라스에 용선료를 지급하지 못하게 되면서 2012년 말 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따라 카라스는 대한해운을 상대로, 대한해운은 삼선로직스를 상대로 계약이 원만히 이행됐을 때 계약 기간 동안 얻을 수 있었던 예상 총 이익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해 왔다. 손해배상 규모는 삼선로직스가 대한해운에 607억 원(5611만 달러), 대한해운이 카라스에 407억 원(3764만 달러) 수준이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상위계약인 카라스와 대한해운 간의 결과가 나왔으니 조만간 하위계약인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 간의 결과도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상위중재 결과와 하위중재 결과는 같다는 설명이다. 삼선로직스 역시 이번 소송에 대비해 약 690억 원의 손해배상충당부채를 인식했다.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의 중재결과가 나오면 대한해운은 200억 원의 수익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한해운이 카라스에 지급해야 할 금액(407억 원)과 삼선로직스로부터 받아야 할 금액(607억 원)의 차이다.

일반적으로 소송 등으로 발생한 수익은 영업외수익으로 분류돼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더해 대한해운은 카라스에 물어줘야 할 금액의 54%에 해당하는 230억 원을 충당금으로 쌓아놨다. 삼선로직스로부터 받은 금액으로 카라스의 손해배상금액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게 되면서 230억 원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환입하게 되면 영업외수익에 더해진다"며 "대한해운이 이번 소송과 관련된 회계처리를 한 번에 한다면 430억 원 수준의 영업외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구체적인 회계처리 방안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5803억 원, 영업이익 983억 원, 당기순이익 719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소송에서 발생할 영업외수익을 더하면 당기순이익 규모가 1100억 원을 넘어서게 된다. 당기순이익의 증가는 이익잉여금의 증가로 이어진다. 이익잉여금은 영업활동을 통해 생긴 순이익으로 회사에서 배당이나 상여의 형태로 유출하지 않고 유보한 금액이다. 대한해운이 법정관리 졸업 후 자력으로 재기하고 있다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대한해운의 이익잉여금은 717억 원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