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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 시장 '적신호' [thebell note]

김기정 기자공개 2015-05-18 15:11:23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4일 07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RS(Absolute Return Swap)는 최근 몇 년 간 가장 히트친 금융상품 중 하나다. 지난 2012년 처음 시장에 등장한 지 3년여 만에 누적 발행량이 5조 원대로 훌쩍 컸다. 여타 단일 ELS나 DLS와는 비교 조차 하기 힘든 규모다.

원금보장형임에도 연 5~8%의 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점이 인기의 이유다. 이 상품은 투자자가 돈을 맡기면 증권사가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증권사는 국채를 담보로 차입한 자금을 롱숏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문사에 맡겨 운용하는 구조이다. 손실이 국채 금리 이상으로 나면 운용이 중단된다.

자문사들은 뛰어난 성과로 자금몰이를 이끌었다. 지난해 주요 운용 자문사의 수익률은 5~20%에 달한다. 롱 포지션 없이 순수 롱숏 전략만으로 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록적인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승승장구를 이어오던 ARS 시장에 최근 적신호가 켜졌다. 일부 계좌가 운용 중단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롱숏전략을 운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자 후발주자들의 역량 부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2년 이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2곳에 불과했지만 몇 년 새 10여 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삼성, 한국투자, 대우, 대신, 현대, 하나대투 등 웬만한 대형 증권사들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동부, HMC투자 등 중소형 증권사까지 가세했다.

상품 출시에 급급한 증권사들은 롱숏 운용 경험이 없거나 트랙레코드가 짧은 신생 회사에까지 자금을 맡기고 나섰다. 운용 규모에 부담을 느낀 기존 롱숏 운용 자문사 대부분이 소프트클로징(자금 모집 중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증권사들은 자문사 검증 시스템이나 기준 조차 미비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국내에서 히트 금융 상품이 지속적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아온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인기를 끌면 증권사들이 우후죽순 같은 구조를 베끼고, 결국 쏠림 현상이 심화돼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ARS는 업계에서 호평을 받는 몇 안 되는 상품 중 하나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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