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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특수강, 현대차물량 이탈?... '긍정적' 전망도 위태 1분기 실적 저하, 사업기반 약화 신호탄…트리거 유지, 신평사 고민

황철 기자공개 2015-05-19 09:43:56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5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특수강은 2015년 정기 신용평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정기평가에서 A- 등급에 '긍정적' 전망이 붙어 신용도 상승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년간 양호한 재무실적을 이어가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레이팅 트리거(Rating Trigger)를 속속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 변수로 지목된 현대종합특수강(옛 동부특수강)의 현대차그룹 편입의 부정적 효과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영업이익 감소가 단순히 실적의 부침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주된 사업 기반이었던 현대차그룹 물량의 이탈을 예고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것.

특히 현대제철의 공격적 경영으로 사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포스코특수강 인수 이후 세아그룹 전반의 신용도 저하 역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신용등급 상향은 고사하고 '긍정적' 아웃룩(Outlook) 유지까지 걱정해야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트리거는 상향 근접, 문제는 불확실한 사업 전망

세아특수강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1615억 원의 매출과 9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1756억 원, 124억 원 대비 각각 8.0%, 24.8%씩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86억 원의 4분의 3 수준에 머물었다.

신용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EBITDA 규모 역시 1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161억 원보다 17.4% 감소했다. 실적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은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판매량 감소에서 찾을 수 있다. 전방 산업의 침체가 실적 저하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

문제는 세아특수강의 사업안정성 약화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수강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공격적 투자와 다크호스로 부상한 현대종합특수강의 존재 때문이다.

현대제철과 현대종합특수강은 모두 세아특수강의 주력 납품처인 현대·기아차그룹에 속해 있다. 앞으로 캡티브 수요를 발판으로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세아특수강 신용도 상승의 기반이었던 사업안정성에는 치명적인 독이 될 전망.

현대종합특수강은 1분기 10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1038억 원보다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특수강 시장 내 지위를 감안할 때 유의미한 매출 성장으로 보긴 어렵지만 지난해 11월 현대차 계열로 편입한 효과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이미 대주주 현대제철과 공조해 1위 사업자 세아특수강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부터 봉강 60만톤, 선재 40만톤 등 총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신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인수한 현대종합특수강의 주력 사업은 세아특수강과 완벽히 겹친다. 현대종합특수강은 2014년말 기준 냉간압조용선재 19만톤, 마봉강 16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 1위 사업자인 세아특수강의 절반 수준에 그치지만 대주주 현대제철과의 연계가 이뤄질 경우 만만찮은 상대로 부상할 전망이다.

◇재무비율 이상의 신용평가 논리 '변수'

이같은 위협요인은 세아특수강의 신용등급의 방향성도 돌려 놓았다. 세아특수강은 올해 1분기 실적 저하를 겪긴 했지만 재무비율 상 여전히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등급 상향 트리거를 거의 충족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긍정적' 아웃룩 부여 당시 '향후 3분기 연속 EBITDA/금융비용 10배 상회'를 신용등급 상향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세아특수강의 2014년 EBITDA/금융비용은 10.76배로 전년 9.75배보다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10배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웃룩 조정의 관건이었던 'EBITDA/매출액' 비율 역시 전년 말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1분기 기준 8.25%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긍정적' 전망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인 'EBITDA/매출액 7% 상회' 비율을 충족하는 수준.

그러나 문제는 단순 재무비율 이상의 사업·재무안정성 전망이다. 신용등급 상향은 고사하고 '긍정적' 아웃룩의 유지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말그대로 신용등급의 중장기 전망을 나타내는 '아웃룩'의 개념을 감안할 때 재무비율만 좋다고 '긍정적'을 부여하는 것 또한 넌센스라는 것. 이미 지난해 4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한 재무실적에 대한 판단을 두고 신용평가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이 절대적으로 보면 양호한 수준이고 수익성 저하 폭 또한 신용도를 크게 훼손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포스코특수강 인수 후 세아그룹 전반의 신용도 저하와 현대차그룹의 공격적 경영 등을 감안할 때 신용등급의 방향을 과거처럼 상승 쪽에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단순 재무 트리거만으로 신용등급이나 아웃룩을 결정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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