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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건설', 그룹 모태로 돌아오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합병으로 40여년만 한솥밥…이재용 가업승계 발판 역할 관측

길진홍 기자공개 2015-05-27 08:19: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6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한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합병으로 지배구조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을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에 두게 됐다.

이 부회장은 또 제일모직 성장으로 지배구조 안정과 신사업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양사의 주력부문인 건설부문을 축으로 외형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제일모직 주식 1주당 삼성물산 주식 0.35주가 교부된다. 삼성물산 주식 3주를 갖고, 제일모직 주식 1주를 받을 수 있다. 통합법인은 오는 9월 1일 설립 예정이며 사명은 삼성물산으로 바뀐다.

통합법인은 사업부문이 리조트와 패션, 건설, 상사 등 4개 부문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기준 통합법인 매출은 33조 5838억 원. 이 가운데 양사 건설부문 매출이 16조 5913억 원으로 전체 절반을 차지한다.

지배구조 정비 차원의 전략적 합병 결정이지만 건설부문 통합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오너 소유구조 변화와 맞물려 건설부문이 다시 가업승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1963년 서울 을지로 삼성빌딩 건립을 위해 동화부동산을 설립, 건설업과 인연을 맺었다. 동화부동산은 사옥 건립 후 합병을 거쳐 옛 에버랜드의 전신인 중앙개발로 거듭났다. 이후 오피스빌딩 임대사업과 골프장건설, 건설사업, 개발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지난 1970년대 서울 사당동 택지개발사업에 참여했으며, 경기도 안양 등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했다. 이후 핵심사업 부문을 삼성물산에 양도하고, 오피스빌딩 개보수 공사와 조경 공사에 주력했다.

중앙개발로부터 주요 인력과 사업부문을 넘겨받은 삼성물산은 1977년 지분 67%를 출자해 삼성종합건설을 설립한다. 삼성종합건설은 이듬해 신원개발 등을 인수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중동 건설 붐과 잇단 지분 투자로 당시 기업공개를 단행한 삼성물산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쳤다. 기업가치 증대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 승계의 발판 역할을 했다. 지금은 이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이 1.37%로 줄었으나 한 때 지분율이 25%에 달했다.

합병결정으로 중앙개발(현 제일모직)에서 떨어져 나간 건설부문은 40여 년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합병 후 건설부문 통합시너지는 이재용 부회장 중심의 가업 승계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분간 제일모직의 기존 조경과 레저 사업과 병행해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과 주택사업 확장이 잇따를 전망이다. 제일모직의 브랜드 마케팅 관리 역량과 결합한 래미안 브랜드 인지도 상승도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특히 제일모직의 에너지 절감 기술을 활용한 주택 상품성이 향상되고, 리조트 설계 역량 유입으로 영업력도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시너지도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통합법인의 매출이 2020년 6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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