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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모뉴엘 사태' 은행 제재 고심 은행-무보간 소송 악영향 우려…장기화 가능성↑

안경주 기자공개 2015-05-29 11:26:33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6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모뉴엘 사기대출 사건과 관련해 은행 제재시점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제재 사유가 발생해 관련 은행에 대한 제재를 해야 하지만 최근 한국무역보험공사와 은행 간 책임 공방이 법정으로 넘어가면서 소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모뉴엘 수출채권(OA) 위조사건과 관련해 은행 검사를 마무리했지만 제재 시점을 고심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검사를 마무리했고 일부 은행들이 모뉴엘 대출 과정에서 절차를 지키지 않는 등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징계 절차 등에 착수하겠지만 제재 시점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제재 사유가 생겼지만 제재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역보험공사와 6개 은행 간 책임 공방이 법정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앞서 모뉴엘은 2009년부터 6년간 허위 서류로 10개 시중은행에 3조2000억 원 규모의 사기 대출을 받아 오다 지난해 10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수출채권을 보유한 6개 은행은 무역보험공사 측에 보험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무역보험공사는 자체 심사를 거쳐 올해 1월 '보험금 지급 불가'라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이후 은행이 이의신청을 제기해 지난 3월부터 두 달 동안 이의신청협의회가 가동돼 왔지만 지난 19일 보험 지급 요청이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6개 은행은 이의신청협의회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준비 중이다. 수협은행은 이의신청협의회 결정 이전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소송을 제기한 은행들은 금감원의 제재가 향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와 수출 보험금 지급 문제는 다른 사안이지만 소송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금감원도 은행들의 이 같은 입장을 어느 정도 수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무작정 제재를 늦출 수 없다는 점도 금감원의 고민이다. 지난해 10월 사건이 터진 이후 6개월 넘게 끌고 있는데다 법정 다툼이 본격화되면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검사와 제재를 빠르게 하겠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인 만큼 무작정 모뉴엘과 관련한 제재를 늦출 수 없을 것"이라며 "다만 당초 예상보다 금감원 제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뉴엘의 수출채권은 기업은행이 8440만 달러로 가장 많고 이어 외환은행 8040만 달러, 농협은행 5190만 달러, 국민은행 4720만 달러, 산업은행 4090만 달러, 수협은행 1000만 달러 등 총 3억1480만 달러(약 3490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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