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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깬 '이래cs'의 글로벌 도전 [thebell note]

박창현 기자공개 2015-05-29 08:53: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7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전은 늘 어려운 선택이다. 이미 무언가를 이뤄낸 상황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성공의 과실을 전부 잃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알짜회사로 성장한 중견기업에게도 도전은 딜레마로 다가온다. 머물러 있으면 중간은 간다. 아니 많은 비용을 들여 새로운 일을 벌이기 보다 가장 잘하는 일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수지타산이 맞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 M&A 등 신규 투자를 계획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결정을 번복하는 일이 시장에서 다반사인 이유다.

그런 면에서 이래cs는 과감하기 그지 없다. 이래cs는 경남 김해에 위치한 중견 자동차 부품사다. 김해에 터를 잡고 자동차 부품업을 시작한지 40년이 넘었다.

외형은 크지 않다. 설립 33년 만인 2009년에서야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 더딘 외형 성장과 달리 내실은 알찼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2013년까지 제조업 최고 수준인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키는 선택의 유혹이 컸을 즈음 이래cs는 사운을 건 도전에 나섰다. 2011년 대구지역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한국델파이 인수전에 출사표를 냈다. 한국델파이는 이래cs에게 골리앗과 같은 존재였다. 매출은 7배, 자산은 5배 많다.

회사 규모만 보면 무모한 도전이었다. 허나 자신이 있었다. 가장 잘 아는 자동차 부품업이었고, 모아 둔 자금도 충분했다. 결국 최종 입찰 끝에 이래cs는 대우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이뤄 한국델파이 경영권(50%)을 손에 쥐었다.

이래cs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 자동차 부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래cs는 한국델파이 합작 파트너인 '델파이'의 글로벌 공조 사업부에 눈독을 들였고 전방위적인 노력 끝에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이래cs와 공조 사업 정리를 원하는 델파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하지만 델파이는 막판에 공개경쟁입찰로 거래 방식을 바꿨다. 호가를 높이겠다는 계산이었다. 최종 입찰에서 자금력을 앞세운 글로벌 경쟁사들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결국 독일 업체가 델파이 공조 사업부를 가져갔다.

이래cs는 차선을 택했다. 글로벌 자산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주주간 계약에 따라 델파이가 가지고 있던 한국델파이 잔여 지분 50%를 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수 개월 간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이제 거래 완료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와의 해외 자산 매매 협상, 인수 실패 후 플랜B 가동, 글로벌 생산 체제 구축안 구상 등 지난 3년 간 이래cs는 쉼없이 도전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은 대기업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매출 1000억 원의 김해 토박이가 깼다.

물론 아직 갈길이 멀다. 한국GM 물량 감소 여파로 한국델파이 사정이 녹록치 않다. 이래cs 역시 대규모 투자로 이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도 기회는 항상 준비된 자의 것이다. 배고픈 도전자 이래cs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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