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2대주주 KB운용, 투자리스크 없나 업사이드 불투명·정부규제 위험 존재…KB운용 "개의치 않아"
송광섭 기자공개 2015-06-01 09:12:29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8일 1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선 KB자산운용이 골프존 2대 주주로 굳게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향후 주가가 상승할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계속되는 '갑질' 논란에 정부 규제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KB자산운용은 2013년부터 골프존에 적극 투자해왔다. 지난 4월 사업회사로 재상장한 이후 저평가됐다는 이유로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25.33%까지 끌어올렸다. 일본, 캐나다 등 해외 수출 판로를 개척하고 오프라인 골프장이나 골프용품 판매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여전히 투자 가치가 크다는 입장이다.
◇ 주가 하락 가능성↓…상승 여력? '글쎄'
골프존을 바라보는 국내 펀드매니저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운용 철학이나 펀드매니저의 운용 스타일에 따라 종목 선정 기준은 다르다. 이를 감안하면 코스닥 종목인 골프존은 벤치마크 플레이를 하는 펀드보다는 가치투자를 지향하는 펀드들이 고민했을 법한 종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펀드매니저들이 골프존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주가가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골프존은 수년간 스크린골프 시장을 독점하며 많은 수익을 거둬왔다. 지금까지도 시장점유율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그만큼 향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 역시 상당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주가 상승 여력(업사이드)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골프시뮬레이터(GS) 사업이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골프존 점포 수는 웬만한 프랜차이즈보다 많은 약 5000개에 달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고객 수요도 아직은 부족한 상황이다.
A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골프존은 최근 몇 년 새 신규 사업을 많이 벌여놓았다"며 "그동안 해온 투자를 검증하는 시기라 선뜻 투자하기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 매니저는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매니저들은 웬만해서 담을 수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갈리는 종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KB자산운용이 상당히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투자하기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B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20% 이상의 지분을 가진 KB자산운용이 언제 자금을 회수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한다는 게 쉽지 않다"며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투자할 만한 종목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 정부 규제 리스크, '숨은 뇌관' 작용할까
장기 투자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정부 규제 리스크가 꼽히고 있다. 점주들과의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점주들은 골프존이 독점적인 지위를 활용해 이익을 착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발전'에도 맞지 않아 이 같은 논란이 충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점주와의 갈등은 골프존이 가맹사업자(프랜차이즈)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작됐다. 일정 범위 내 추가로 점포를 낼 수 없다는 등의 규제를 받지 않다 보니 한 건물에도 여러 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에 점주들은 시뮬레이터의 신규 판매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고, 지난해 4월 골프존은 1년간 신규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골프존은 그 대신 기계의 교체 비용을 올렸다. 지난해 4월 이후 '리얼'을 '비전'으로 교체하는 비용을 1대당 2805만 원가량 받았다. 이는 신규 판매 중단을 선언하기 이전(1대당 2200만 원)보다 605만 원이나 높은 금액이다. 지난해 말에는 대전 본사에 초대형 직영점을 내기도 했다. 이들의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B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에 한 방송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골프존의 갑질에 대해 다뤘다"며 "이번 이슈가 사회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점주들과의 갈등이 생각보다 심각할 뿐 아니라,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 것으로 보여 투자 계획을 접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반면 정부 규제 리스크에 대해 KB자산운용은 그렇게까지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정부 규제라는 게 신규 판매를 제한하는 일"이라며 "시뮬레이터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레슨프로그램 등 다른 서비스에서 신규 매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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