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초우량 신용등급 방어 '부족한 2%' 업종 대표 기업 포진 AA+ 적정성 논란 재점화…규모가 문제
황철 기자공개 2015-06-01 11:21:51
이 기사는 2015년 05월 29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에서 AA+ 등급은 민간기업이 실질적으로 오를 수 있는 최고 신용도로 간주된다. AA+ 등급군은 모두 초우량 대기업집단에 속한 업종 내 대표기업으로 구성돼 있다.넘사벽의 영역인 AAA 등급만큼이나 실제 신용도 이상의 상징성을 갖춰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지위다. 탄탄한 재무구조는 물론 매출·자산 규모에서 경쟁사를 압도해야만 오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이 AA+ 등급을 획득한 것은 지난 2011년이었다. 대형 유통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과 보수적 경영기조로 이룬 탄탄한 재무구조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당시 논란 또한 적지 않았다. 롯데쇼핑, 신세계·이마트(분리 전)와 비교 자체가 무색한 작은 외형 때문이었다.
백화점전문기업으로서 업태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AA+ 등급에 어울리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그리고 최근 신세계의 신용등급이 떨어졌다. 신세계는 이마트와 분리 후 현대백화점과 가장 닮은 꼴의 기업이 됐다. 매출·자산 규모가 비슷하고 백화점에만 치중한 사업구조 또한 닮았다. 신세계의 악재가 현대백화점 신용등급에 다시한번 의문을 제기하게 할 기재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보수적 경영, 흠잡을 것 없는 재무구조
물론 재무구조와 실적 측면에서 보면 적어도 유통사 중 최고의 신용도를 얻기에 충분하다. 현대백화점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은 23.98%로 신세계 12.65%, 롯데쇼핑 6.17%, 이마트 6.06%를 압도한다. 영업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EBITDA마진도 30%에 달한다. 9%~20%대에 머물고 있는 경쟁사가 쉽게 따라가기 어려운 수준.
커버리지 지표 역시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총차입금/OCF 배수는 1.10배에 머물고 있다. 신세계 7.69배, 이마트·롯데쇼핑 각각 3.87배, 3.55배보다 상당히 낮다. EBITDA/총금융비용 배수는 179배에 달한다. 신세계 4배, 롯데쇼핑·이마트 10배와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현대백화점이 보수적 경영 기조를 통해 얼마나 알짜 회사로 커 왔는지를 보여주는 대목.
이같은 재무구조는 최근 신용등급이 하락한 신세계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현대백화점가 곧 있을 정기신용평가에서 AA+ 등급을 유지할 것이라는 주장의 주된 근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문제는 결국 AA+ 등급에 어울리는 외형이다. 다분히 부정적인 업황에 대한 전망 또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7월 도입할 자체신용도 공개 역시 변수.
현대백화점의 2014년말 별도 기준 자산·매출 규모는 각각 4조683억원, 1조1211억원이다. 롯데쇼핑 자산 26조8179억원, 매출 16조1116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도 자산 12조7649억원, 매출 10조8382억원에 이른다. 이마트와 분리해서 본 신세계 자산 5.5조, 매출 1.5조보다도 적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AA+에 있는 롯데쇼핑이나 이마트와 달리 백화점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최근 다각화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기 어렵다. 업태 다변화는 시황 저하에 대한 대처 능력을 보여주는 신용평가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실제로 국내 백화점 시장은 2013년 이후 소비부진으로 성장 정체에 빠져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매출이 역성장했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 홈쇼핑, 해외 직접구매 등 신유통채널과의 경쟁 강도가 높아진 점도 백화점 업계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
◇ 자체신용도 도입도 변수
7월 도입하는 자체신용도 도입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그룹 내 최상위 지배자로서 계열의 지원 가능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자체신용도가 곧바로 실제등급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오히려 계열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신용등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평정논리 상 자체신용도가 AA+에 이르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곧바로 실제등급의 하락이 가능한 구조다.
특히 최근 신용평가는 과거 재무구조를 벗어나 장래 업황과 기업실적 전망을 선반영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백화점 업종의 부정적 전망과 현대백화점의 자체적인 성장 정체가 맞물릴 경우 현재 신용등급의 적정성 논란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기존 점포 리뉴얼과 송도 아울렛, 판교 복합쇼핑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현대백화점의 재무구조나 수익창출력이 업종 내 최고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AA+ 등급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신용평가에 대한 재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