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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지분 일괄매각은 틀렸다' [우리금융 민영화]②경영권프리미엄 집착 실패원인 지적…'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없애야

한희연 기자공개 2015-06-19 1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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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민영화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공적자금위원회는 이르면 7~8월 우리은행 매각에 나설 전망이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정부가 보유 지분을 통매각하거나 30% 이상 매각하는 방식을 고집해오면서 네 차례 매각 시도가 무산됐다. 거듭된 매각 시도 실패로 인해 새로운 매각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과거 우리은행 민영화 매각 방안을 되짚어보고, 최적의 매각 방안은 무엇인지 진단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0일 09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을 수 년간 시장의 '매물'로만 그치게 한 배경에는 정부의 '경영권 지분 일괄 매각 방식' 고집이 있었다는 의견이 많다. 앞서 네 차례 매각 실패를 경험한 후라, 최근 '경영권 지분 일괄매각 방식은 틀렸다'는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 "일괄매각, 현실성 없다" 지적…대주주 자격·은행업 특성 등 제약 요건 많아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금융당국은 경영권 지분 일괄 매각 방침 하에 우리은행 매각을 시도해 왔다. 지주에서 은행 형태로 전환된 우리은행 지분 중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수준 이상의 지분(최소 30% 이상)을 공개경쟁입찰로 한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어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 차례의 시도가 무산되기 전부터 경영권 일괄 매각 방침은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따랐다. 국내 대형 금융지주회사를 제외하고는 자금력도 있으면서 우리은행을 통째로 인수할 의향과 법적 요건까지 갖춘 투자자가 사실상 없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국내 금융지주사에게도 우리은행은 그리 구미당기는 매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많다. 국내 금융지주사 전 임원은 "사실 우리은행을 산다는 것은 정부가 갖고 있는 회사에 지분을 출자하는 격"이라며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업 자체가 규제산업인데다, 우리은행은 특히 통제를 많이 받고 있는 곳인데 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은행이라는 거대 금융사를 국내 비금융주주가 지배하는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은행업의 특성 상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금력으로 따져 봐, 수 조원에 이르는 우리은행을 한번에 매입할 수 있는 금융전업주체로 외국자본을 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손꼽히는 국내 대표 은행의 경영권을 외국자본에 넘기기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른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현재 우리은행 매각과 관련해서는 지배적 대주주를 찾을 수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국민주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모래알처럼 흩어버리는 지배구조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경영권 매각 포기 위해선 법적 근거 마련해야

경영권 지분 일괄매각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과 경험에 비춰 과점 주주 등 다른 방안을 찾는다 하더라도 선행돼야 하는 과제는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할 수 있다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 부칙 제6조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지배주주인 금융회사 주식의 처분'시에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 해당 금융지주회사의 빠른 민영화 및 국내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돼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 포기는 '공적자금 회수의 극대화'를 포기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해당 문구를 없애는 개정 작업을 선행해야, 정부의 실질적인 우리은행 매각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것은 결국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우리은행을 정말 팔 생각이 있다면 법 개정이 우선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속한 매각을 원칙으로 정해 최고가 매각을 포기한다면 업무상 배임을 피하기 위한 준수해야 할 원칙을 새로 정해야 한다"며 "법개정만 된다면 9월에도 당장 매각은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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