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18일 1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가스투자를 통한 원료다변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범용제품으로 집중된 사업구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원가절감을 모색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가하락으로 셰일가스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악화돼 향후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롯데케미칼은 18일 미국 액시올사와 셰일가스를 활용한 '에탄분해설비(ECC)' 건설 프로젝트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초 기본계약 체결 이후 경과가 지지부진했던 프로젝트에 시동을 건 것이다. 예상 투자규모는 2조 9000억 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ECC가 완공되면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이 90만 톤이 늘어난 370만 톤으로 확대된다. 이중 50만 톤은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공동으로 설립하는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에 공급한다.
ECC에서 생산되는 에틸렌은 기존 납사크래커 대비 생산원가가 3분의 1 수준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제품 생산에 활용되고 있다. 에틸렌을 저렴하게 확보한다면 마진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우즈베키스탄에서 4억 달러(한화 4413억 원)를 투자해 추진 중인 수르길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현지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원료로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39만 톤, 폴리프로필렌(PP) 8만 톤을 생산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납사 의존성을 줄이고 저가의 가스원료 사용 비중을 높이겠다"며 "원료다변화를 통해 원가절감 효과를 누리고, 이는 곧 최종 제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타이탄을 인수하면서 동남아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번 ECC 건설은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CC 관련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는 것과 달리 '납사분해설비(NCC)' 프로젝트는 뒷전으로 밀렸다. 지난 2012년 2월 인도네시아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키로 했다. 부타디엔 14만 톤, PE 65만 톤, PP 60만 톤, 에틸렌글리콜(EG) 70만 톤을 생산하는 계획이었지만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연되고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도 지난 2월 더벨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프로젝트가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ECC의 가격경쟁력이 예전과 같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어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원재료인 셰일가스 가격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유 가격은 지난해말 급락한 이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일부 석유화학회사들은 셰일가스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예전과 달리 셰일가스의 가격경쟁력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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