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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시장 14배 '식자재유통' 몸집 불리는 대기업 삼성·신세계·현대백화점 계열 역량 집중...내수 침체 돌파 모색

장지현 기자공개 2015-06-24 09:21: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2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식자재유통 시장은 연간 100조 원 규모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내 주류시장 규모가 총 7조 5000억 원. 식자재 유통시장은 주류시장 14개를 합쳐 놓은 것과 맞먹는다.

이 때문에 대기업들은 식자재유통 사업에 군침을 삼켜 왔다. 하지만 식자재 유통시장에서 대기업 관계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 식자재 업체들이 곳곳에서 버티고 있는데다 자칫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 내수 침체 장기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이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식자재 유통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초 베트남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조만간 베트남 북부 1위 급식업체 F사의 자산 등 일체를 인수한다. 인수금액은 수십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F사는 베트남 8개 지역에서 연간 30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삼성웰스토리는 리모트(remote)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리모트는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망이 구축되지 않은 해외 건설 현장 등을 대상으로 급식·숙소·보안에서부터 세탁·청소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삼성웰스토리는 매추액이 2011년 1조 880억 원, 2012년 1조 2742억 원, 2013년 1조 4321억 원, 지난해 1조 5835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신세계그룹은 신세계푸드와 신세계SVN(옛 조선호텔베이커리)을 합병하는 등 그룹의 식품 사업 관련 역량을 식자재 유통 계열사 '신세계푸드'에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신세계푸드는 신세계그룹 의 PB브랜드인 '피코크'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푸드는 피코크 제품 등 HMR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올해 8월까지 제2음성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제2음성공장 오픈으로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HRM매출액이 기존 2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인 위드미 점포가 늘어나면서 신세계푸드의 HMR 관련 사업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적으로 식자재 유통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린푸드의 사세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19일 코스닥에 상장된 중장비업체 에버다임을 인수를 위해 사업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통업 이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에버다임은 연 매출 3200억 원 규모의 기업으로 콘크리트 펌프트럭, 소방차, 타워크레인 등을 생산한다.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아워홈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식품과 외식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올 초 CJ그룹 출신 김태준 사장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하지만 김 사장은 취임 4개월 만에 돌연 경질됐다. 업계에서는 회사의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너인 구지은 부사장과 김 대표가 갈등을 빚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식자재 유통 사업 역량을 키우고 관련 계열사의 기업규모를 키우는 것은 이 시장이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자재 유통 사업은 소비재 사업 가운데 기업형으로 발전하지 못한 마지막 영역"이라며 "식품 유통에 대한 높은 안전성이 사회적으로 요구되고 있고, 식당 업주 입장에서도 영세업체에 비해 대기업 계열 업체로부터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큰 1차 상품들을 안정적이고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어 대기업의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울러 1인 가구,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외식업, 나아가 PB제조 사업이 커가고 있다"며 "정부 입장에서도 세금 등의 이유로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되는 기업형 식자재 유통 업체 성장이 반가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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