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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당국 이사회 면담…'걱정반 기대반' "사외이사 역할 확대 기대"…면담 효과는 미지수

윤동희 기자/ 윤 동 기자공개 2015-06-23 09:18:59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2일 19: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이사회와의 면담이라는 실험을 시작했다. 업계는 당국의 새로운 검사 시도를 우선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면담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발표한 '금융회사 검사·제재 개혁방안'에 따라 은행지주를 필두로 사외이사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종합검사를 진행했던 신한금융지주와 지배구조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하나금융 등 은행지주와 보험, 카드 등 전 권역이 검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해당 면담으로 사외이사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 적발 위주의 감독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금융감독 방향을 설정한 셈이다.

업계는 금감원의 새로운 시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신한금융지주와 면담 진행을 위해 사외이사와 일정을 조율하고 회사나 금감원이 아닌 제3의 장소를 직접 마련하는 노력을 보였다. 회사의 수검 부담을 줄이고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외이사 면담을 한다는 사실이 업계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특정 이슈가 아닌 금융산업의 발전방향 등 큰 틀을 주제로 한다면 업계도 환영할 것 같다"며 "다만 사외이사가 상근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자주, 특정이슈를 주제로 사외이사와 인터뷰를 한다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만큼 전반적인 경영방향이나 금융권 발전방향을 면담 주제로 삼는 게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또 2~3년에 한번씩 정기검사를 진행하듯 면담을 진행하지 않고, 모임을 정례화해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외이사 면담 제도 시행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제도의 효과에 대해서는 반응이 갈린다. 금융당국이 이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좀 더 거시적으로 금융회사 검사·감독에 임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해당 면담이 보여주기식에 그칠거란 의견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그동안 거수기라는 얘기가 비판이 있었는데 금감원에서 면담을 진행하면 사외이사 입장에서는 좀 더 관심을 갖고 업무를 더 명확히 살펴보고 좀더 관심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면담 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도 "(면담제도 도입의) 목적 자체가 사외이사가 경영에 실효성 있게 참여하게 하기 위함"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효과가 있는 것이니까 개별 회사에서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감원이 벤치마크한 미국 FRB는 이사회 면담제도를 통해 금융회사와 경영전략, 지배구조, 이사회 구성 등 경영상 문제에 대해서도 폭 넓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탑다운(Top-down) 의사소통으로 저인망식 검사에서 탈피해 컨설팅 검사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이와는 반대로 면담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아직 면담을 진행한 회사가 신한금융 뿐이라 해당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탓도 있지만, 금감원 임원과 사외이사의 대화가 개괄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결과물을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권 관계자는 "사외이사와의 면담으로 제재 건수가 늘어난다거나 검사 효과가 올라가지는 않을 것 같다"며 "'KB사태'와 같이 (지배구조와 관련한) 큰 사고는 방지할 수 있겠지만 (KB사태가) 앞으로 다시 나오기 어려운 일이고 평소에는 효과가 유명무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금감원에서 면담하는 취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무래도 사외이사가 사회적으로나 이 분야에서 전문가인데 (개괄적인 논의 주제만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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