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시스 보증채, SKC 신용도 발목 SKC, 계열지원 부담 지속…밑빠진 독에 물붓기 지적도
임정수 기자공개 2015-07-09 09:53: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8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시스가 최대 주주인 SKC의 지급보증을 받아 보증채 발행에 나서면서 투자은행(IB) 업계는 SKC의 잇따른 계열사 지원에 주목하고 있다. 석유화학, 태양광 등 주요 사업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이 더딘 가운데 부실 계열사 지원을 지속하면서 신용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잇따른 계열사 지원이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상증자, 사업 양도 등의 물밑 지원에도 불구하고 주요 계열사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 지원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열 지원에 따른 신용도 악화 가능성이 SK텔레시스 보증채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 SKC, SK텔레시스·SKC솔믹스 등 계열지원 지속…신용도 발목
SKC는 계열사인 SK텔레시스가 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데 지급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에는 SK텔레시스에 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자금을 단독으로 지원했다. 동시에 반도체 케미칼 사업 부문을 SK텔레시스에 넘겨 사업구조 재편을 도왔다.
SK텔레시스에 대한 재무적·사업적 지원은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최신원 회장과 SKC의 의지로 읽힌다. 핸드폰 사업에 잘못 손을 대 자본 잠식에 처했던 것을 회복시키고 반도체 케미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SKC텔레시스에 대한 지원은 과거에도 계속돼 왔다. 2011년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최신원 회장과 함께 121억 원을 출자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는 SKC 단독으로 185억 원을 추가로 지원한 바 있다.
SKC는 SKC솔믹스에 대한 지원도 지속했다. 2011년 SKC솔믹스가 발행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자금을 지원했고,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48억 원과 100억 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수혈해 줬다. 해외 계열사에 대한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계열 지원은 사업적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들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몸무림이지만, 정작 SKC의 신용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SKC의 연결기준 총차입근은 1조 4000억 원 수준. 지난해 영업이익 1500억 원에 1000억 원에 달하는 금융비용과 매년 지속되는 지분법 손실 등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400억 원을 조금 넘는다. 수익성에 비하면 차입금 부담이 다소 과도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계열사 지원으로 차입금이 많이 늘어난 상태"라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 부담이 지속되면서 SKC의 신용도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우발채무 부담도 확대…밑빠진 독에 물 붇기(?)
계열사에 대한 지급보증으로 우발채무 부담도 적지 않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SKC가 계열사에 제공한 지급보증은 총 3680억 원에 이른다. SK텔레시스 보증채 발행에 추가로 400억 원 한도의 지급보증을 제공할 경우 재무적인 우발채무만 4000억 원을 넘어선다. 자회사 경영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우발채무가 실질 채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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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의 은행권 자금 조달 여력도 한계치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1분기말 기준으로 SKC와 계열사가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자산만 1조 2800억 원에 이른다. 부동산과 공장, 기계장치 등이 담보로 설정돼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는 "3~4년 동안의 계속되는 지원에도 주요 계열사들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서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은 한동안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SKC의 계열 지원은 사업적 시너지 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자칫 계열사 채무 부담을 SKC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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