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현대엘리 지분 '대규모 이익' 주가 상승세 상반기 880억대 평가익 예상, '손실' 공격 힘 잃어
김장환 기자공개 2015-07-10 08:47: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8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하락으로 지속적인 평가 손실을 언급해왔던 쉰들러홀딩아게(쉰들러)가 올해 상반기에는 상당 수준의 이익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른 덕분이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 말에는 지난 손실을 완전히 만회하는 수준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전망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쉰들러는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 탓에 480억 원대 평가손실을 입었다. 작년 초 대비 말일 기준 주가가 크게 내림세를 보이면서 발생한 손실이다. 2013년 현대엘리베이터 보유 지분으로 인한 평가손실만 무려 2970억 원대 달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크게 줄었지만 부담되는 수준의 액수이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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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지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최근 들어 크게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덕분이다. 대규모 손실의 원인이 됐던 현대상선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 계약을 해지하기 시작했고, 승강기 사업 호전에 힘입어 수익성도 나아진 덕분으로 해석된다. 그룹 차원의 자구안 성과도 주가 흐름에 호재로 반영됐다.
쉰들러는 이에 따라 올해는 대규모 평가이익을 누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장이 마무리된 지난 12월 30일 5만1000원이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올해 상반기를 끝마친 6월 말 기준 7만5500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쉰들러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은 총 507만5440주. 올해 초 보유 주식 총액(2949억 원)과 6월 말 기준가(3832억 원)를 고려하면 쉰들러는 상반기 883억 원대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말 쉰들러가 과거 손실을 완전히 만회하는 수준의 평가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 흐름이 최근 들어 상당히 양호한데다 증권가 전망도 우호적인 덕분이다. 일단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하반기에는 달라진 재무건전성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저평가된 주식이란 분석을 꾸준히 얻어왔던만큼 하반기 달라진 지표들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들어서는 올해 최고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주당 8만1400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가를 갱신했다. 만약 이날 주가(8만1400원)를 대입하면 쉰들러가 보유한 주식의 총 가치는 413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주가를 고려하면 쉰들러는 7월 3일 기준 총 1183억 원대 평가이익을 누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최근 기류만을 놓고 보면 쉰들러의 현대엘리베이터를 향한 공격 논리는 다소 힘을 잃게 됐다. 쉰들러는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를 지키기 위해 무리한 경영전략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손실을 입었다며 각종 소송전을 불사해왔다. 2011년 회계장부열람 가처분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경영진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물론 한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의 주가를 살펴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는 쉰들러의 공격 논리 기반이 됐던 손실 자체가 상당 수준 희석된 상태다.
기본적으로 쉰들러가 그동안 주식 매입에 들인 돈과 비교해봐도 현재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가치는 상당히 오른 수준이다. 2006년 KCC로부터의 첫 지분 매입을 시작으로 유상증자 참여, 장내 지분 매입 등을 통해 현재 주식수를 보유하기까지 쉰들러가 활용한 자금은 약 2500억 원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6월 말 기준 지분의 총 가치를 비교해보면 투자액 대비 주식가치는 약 1300억 원 오른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매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투자 목적이 아닌 승강기 사업부 인수를 위해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가능성이 희박해진 탓이다. 더구나 현대엘리베이터가 지속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해 지분율이 크게 희석됐고, 쉰들러는 향후 언제든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볼 때 주가가 향후 보다 오른 시점에 지분을 매각하고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관측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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