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수주전 참여 후보군은 삼성전자·SKT 등 50여 업체 사전규격 의견서 제출… 컨소시엄 구성 '눈치전' 예상
이경주 기자공개 2015-08-07 10:28:2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06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구축 사업 추진의 전 단계인 시범사업 진행 계획이 발표되면서 총 사업비 1조 원 규모의 수주전에 참여할 후보기업들의 윤곽과 입찰 전략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 중소 전자장비업체 등 50여 곳 이상의 기업들이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재난망 시범사업 입찰을 위탁진행하고 있는 조달청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해당 사업에 대한 사전 규격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발주기관이 작성한 제안요청서(RFP)를 입찰 희망 업체들이 살펴본 후 의견을 제시해 독소 조항이나 문제점을 걷어내기 위한 절차다. 해당 절차에는 총 54개 업체가 참여해 사전 규격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견 제시 업체 중 대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계열사인 IT인프라 기업 LG엔시스 등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LG엔시스는 SI(시스템통합)업체인 LG CNS의 100% 자회사다.
중견·중소기업 중에서는 한스웰, 하누리정보기술, 모비젠, 위트솔루션, 이니셜티, 엔에스솔루션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SI, 단말기제조, 통신업, 통신장비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입찰에 관심을 보여왔던 노키아와 화웨이, 에릭슨LG 등 외국계 통신장비 업체들은 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관련 업계에선 조달청 의견 수렴 절차에 참여한 업체 대부분이 단독 입찰보다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난망 사업이 네트워크 구축(통신), 기지국 설립(장비), 제어시스템(SI) , 단말기 생산(제조) 등 여러 분야의 기술 협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단일 회사로는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대형 통신사와 SI업체, 단말기를 제조하는 중소업체, 대형 통신장비업체 등이 연대하는 조합이 가장 기본적인 포맷"이라고 밝혔다.
다만 통신장비 업체들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입찰 참여에 대해 다소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굳이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아도 최종 사업 낙찰자에 대한 장비 공급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책 사업의 특성상 산업 및 경제발전 효과 등을 이유로 국내 업체에 혜택을 줄 가능성이 높은데다, 삼성전자가 최근 세계 최초로 LTE 재난망을 시현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컨소시엄을 선택해 입찰에 참여했다 수주에 실패하는 리스크를 안기보다 낙찰자가 선정된 후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입찰과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최종 낙찰자에게 통신장비를 공급한다는 기본 입장만 세우고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노키아와 화웨이, 에릭슨LG 등 외국계 회사들이 눈치를 보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특정 컨소시엄을 선택할 경우 이들이 경쟁 컨소시엄을 선택하기가 수월하지만 삼성전자가 관망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행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컨소시엄 구성은 사업 규격이 최종 확정되는 입찰공고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안전처는 빠르면 이번 주 내로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입찰 신청 마감은 공고 후 28일까지다. 업체들은 마감일까지 컨소시엄 구성을 마쳐야 한다.
업계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나오면 후보기업들이 컨소시엄 구성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다만 컨소시엄 구성명단이 외부에 공개되면 경쟁전략 노출로 수주전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에 입찰 마감일까지 철저히 비밀로 부쳐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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