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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건설 1호' 삼부토건 살리려면… [thebell note]

김지성 기자공개 2015-08-13 08:21: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2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토목·건설 1호 기업 삼부토건이 생사기로에 섰다. 4년여간 지속된 자율재무구조개선 협약(자율협약)이 최근 종료돼서다. 대주단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삼부토건의 자생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

심부토건의 은행권 전체 여신규모는 1조 5000여억 원에 달한다. 전체 담보자산 예상가치가 8000억 원 대로, 르네상스호텔만 매각되면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이제 무용지물이 됐다. 영업·수익 구조도 망가진 지 오래다. 자율협약 이후 매출의 20~30%에 달하는 순손실이 매년 쌓이고 있다.

내홍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경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남욱 회장이 고령인 데다 그의 차남 조시연 부사장과 동생인 조남윤 전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놓고 다툼을 벌이다가 4월 말 동반 퇴진했다. 조 부사장은 배임 횡령 혐의로 구속까지 됐다.

이런 상황에서 4년여간 만기가 연장됐다. 이 기간 매년 약 800억 원 가까운 이자비용이 발생해 대출총액은 3000억 원 가까이 늘어났다. 삼부토건 내부에서는 만기 연장 반대 목소리가 커졌었고 외부에서는 의문이 증폭됐었다.

증폭된 의문은 최근 로비와 특혜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 계좌가 드러나 검찰에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여기에 여당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삼부토건과 사적으로 관계가 깊은 금융권 핵심 인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뒷말도 나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삼부토건 노조의 주장처럼 조남욱 회장 일가 등 경영진은 책임을 지고 퇴진하는 게 옳다. 비리 문제를 뒤로하더라도 그동안 보인 경영능력으로는 기업 정상화를 이끌기에 부족하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결국 회사를 살리려면 법정관리를 통한 M&A 수순을 밟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이 과정에서 대주단은 부채탕감과 자산매각 속도를 높여 건실한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 조건만 마련되면 인수하겠다는 후보군도 있어 매각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현 경영진이 의혹의 실체를 뭉개거나 각종 지원성 자금에 계속 연명한다면 '국내 토목·건설 1호' 타이틀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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