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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신약, 삼성물산 지분 처분 得보다 失? 매각차익 1245억 불구 평판 하락, 사업기회 상실 등 무형손실 적지 않아

정호창 기자공개 2015-08-17 08:5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3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성신약이 삼성물산 보유지분 전량을 처분키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관련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표면적으로 12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거뒀기에 '성공한 투자'로 보는 시각과 재계 평판 하락, 삼성그룹과의 협력 및 사업기회 상실 등 무형의 손실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결정'이란 평가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일성신약은 지난 4일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2.11%(330만7070주)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오는 27일 일성신약에 1893억 원을 지급하고 해당 주식을 모두 매입할 예정이다.

일성신약은 지난 2004년 1월부터 삼성물산 주식 매입에 나섰으며 현재 보유한 지분의 취득가는 644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11년만에 투자원금의 두 배 가량인 1250억 원의 차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일성신약이 거둔 영업이익(24억 원)의 50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 등에서는 "좋은 성과를 낸 성공적 투자사례"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재계와 IB업계 일각에선 "투자 수익과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한 반쪽짜리 성과"라며 인색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사이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오히려 상당한 무형 손실을 입었다는 비판이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자본과 어려운 싸움을 진행하던 삼성그룹이 자존심을 굽히고 여러 차례 협조를 구했지만 일성신약은 결국 반대 진영에 섰다"며 "좁다면 좁은 국내 재계에서 일성신약에 대한 평판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합병안 가결을 위해 한 표가 아쉬웠던 삼성그룹의 상황을 감안하면 KCC처럼 백기사로 나서 훗날 실리를 얻는 방향을 추구하는 게 일성신약에 더 보탬이 됐을 것"이라며 "삼성그룹의 편에 서길 원치 않았다면 삼성물산 주가가 8만 원대까지 오르던 시기에 지분을 처분하는 게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결국 주총 대결에서 패배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함으로써 상당한 기회손실을 입은 셈이 됐다"고 평가했다.

제약업계에선 일성신약이 삼성그룹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사업기회를 잃어버린 점을 이유로 낮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탄생할 통합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사업의 중심축"이라며 "이번에 삼성그룹의 손을 잡았다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일성신약의 본업인 제약업과 관련해 다양한 사업기회를 얻고 도약을 모색할 수 있었을텐데 이를 스스로 걷어차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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