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건설, 매각 성사될 수 있을까 고강도 자구안, 원매자 물색…해양토목外 분할 매각 불가피
김장환 기자공개 2015-08-18 11:37:28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13: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조 원대 공사손실로 고강도 자구안을 구상 중인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과 관련 없는 모든 계열사 및 자산을 매각 대상에 올렸다. 그동안 매물로 이름을 올렸던 서울 본사 사옥과 에프엘씨를 비롯해, 적자를 지속해왔던 해외 계열들 역시 구조조정 칼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이를 뒤로 하고 건설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부진한 실적과 재무여력 탓에 그동안 꾸준히 구조조정 관측이 있어 왔던 곳이다. 최근 기류를 고려할 때 향후 분할 매각이 시도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 정성립 사장 '조선업 시너지' 판단 300억 들여 인수..'애물단지' 전락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대우조선해양 자회사로 편입된 것은 지난 2006년 2월이다. 당시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던 정성립 사장(현 사장) 주도 하에 대우조선해양은 제이알종합건설을 300억 원, 장유건설을 63억 원에 인수했다. 이후 양사를 합쳐 그 해 3월 설립됐던 곳이 바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이다.
정 사장을 필두로 제이알건설 등 인수 구상안을 짰던 대우조선해양은 건설업 진출시 이점이 많을 것으로 봤다. 도크 확장, 신규 조선소 설립 등 회사에서 발주할 해양토목건축 물량을 건설 자회사에 넘겨주게 되면 양측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해양토목건축 부문 물량을 공격적으로 몰아주는 움직임도 실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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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그룹사 편입 후 멀지 않은 시점에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매출 외형은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정작 수익성은 별개로 돌아갔다. 동시에 재무구조는 인수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시작된 글로벌 경제 위기에 조선업뿐 아니라 건설업 자체도 침체된 영향이 컸다.
우선 인수 이듬해인 2007년 1293억 원에 그쳤던 매출은 점진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5792억 원대까지 커졌다. 지난 7년새 4배가 넘게 증가했다. 정작 수익성으로 보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을 하다 못해 순이익은 오히려 고꾸라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9억 원, 순이익은 10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봐도 크게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실적 감소는 애초 구상했던 해양토목건축 부문에서 내부일감이 해가 갈수록 고갈됐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위기로 굴지의 조선사들 역시 긴축 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외부 일감 찾기도 어려웠다. 독자생존이 절박했지만 건설업황 역시 부진했던 탓에 급격한 변화를 모색하기가 쉽지 않았다.
2008년만 해도 2600억 원에 가까웠던 내부 일감이 지난해에는 754억대로 줄었다. 그나마 전년도 내부 매출액(393억 원)보다는 다소 늘었다는 점을 다행으로 볼 수 있는 정도다. 내부거래비중은 13%에 그쳐 지난 2008년 비중(76.7%)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약화됐다. 내부 일감 감소는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한 목적 자체를 찾아볼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 관급공사, 오피스 등 주택분양 치중..수익성 연결 안돼 '골머리'
해결책으로 관급공사와 주택 분양 등 시장을 찾아 나섰지만 이 역시 수익성에는 별반 도움을 주지 못했다. 매출액을 불리는 데는 도움을 줬지만 저조한 수익성과 상대적인 위험도가 높은 공사 물량들이었다. 지난해 총 매출에서 관급공사가 3000억 원대, 내부거래(754억 원)를 뺀 나머지 대부분이 분양 매출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거래 물량이 외부 일감으로 채워질수록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된 기조를 보였던 셈이다.
내부거래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재무여력을 크게 악화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2007년 88%에 그쳤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506.7%까지 급증했다. 전년도 보다(580.5%)는 줄었지만 설립 초년에 비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총 차입금은 1704억 원으로 같은 기간 1600억 원 넘게 늘었고, 차입금의존도(47.7%) 역시 급증했다. 부족한 운용자금을 차입금으로 충당한 탓이다.
실적과 재무, 두 가지 기준 모두 '미달점'에 가깝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건설을 매물로 내놓더라도 성사 여부를 높게 보는 시선은 드물다. 유일한 이점은 조선사에 특화된 건축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불안한 조선업황을 볼 때 이를 인수해갈 곳을 찾아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에서 이를 가져갈 만한 조선사 역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매각 성사율을 그나마 높이려면 해양토목 부문을 떼어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관급, 주택 등 부문만 별도로 매각을 추진하고 나머지 해양토목 부문은 대우조선해양에 남겨두는 방식이다. 이 경우 관련 부채를 제할 수 있기 때문에 재무구조 개선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만약 이런 방식의 매각이 아니라면 앞으로도 장기간 대우조선해양이 '애물단지'로 건설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건설이 아니라 조선과 관련 있는 분야에 특화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이 인수를 결정하고 이끌어왔던 곳이지만, 최근 조선업 불황과 맞물려 이와 관련 없는 다른 부문의 사업이 보다 커졌다"며 "대우조선해양에 해양토목 관련 부문을 떼어내고 재무를 개선시키는 등 방안이 선제적으로 수행되지 않고서는 매각 시도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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