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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고 이맹희 명예회장 '그룹장' 치르는 배경은 경영진 한 목소리 권유…장남 이재현 회장 의지도

이효범 기자공개 2015-08-18 11:37:08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지난 14일 별세한 고 이맹희 명예회장의 장례를 그룹장으로 치르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인은 그동안 CJ 경영에서 한발짝 떨어져 해외생활을 해왔다.

고 이 명예회장은 삼성에서 제일제당이 계열분리 된 이후로 CJ의 경영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경영은 고인의 장남인 이재현 회장이 도맡았다. 이 회장은 CJ그룹 출범 초기 2조 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매출을 열배 넘게 성장시키며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였다.

고인은 삼성가 후계구도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밀린 이후 줄곧 야인생활을 해왔다. 특히 1980년대부터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해외에 주로 머물러왔다. CJ그룹 및 계열사 이사회나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CJ그룹의 경영은 오히려 고인의 아내인 손복남 CJ그룹 경영담당 고문의 관여도가 상대적으로 더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손 고문은 고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안국화재의 지분을 상속받았고 이를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제일제당 지분과 맞바꾸면서 CJ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그룹과 이처럼 큰 연관성을 찾기 어렵지만 고인의 장례를 그룹장으로 추진하게 된 데는 경영진의 권유가 주효했다는 전언이다. CJ그룹은 고인이 삼성가 계열분리 전인 1968년 10월부터 1970년 5월까지 CJ의 모태인 제일제당의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다는 점을 들어 그룹장을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을 찾았다. 유족들도 경영진의 권유로 가족장보다는 그룹장으로 장례를 치르는데 동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제일제당의 대표를 맡을 당시 성장에 많은 기여를 했다"며 "CJ그룹 주요 경영진들이 그룹장으로 장례를 치르자는 의견을 냈고 유족들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룹장을 추진하는 만큼 고인의 공식직함도 외부에 새로 알렸다. 그간 알려진 이 명예회장의 직함은 '전 제일비료 회장'이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제일비료 대표이사 회장으로 소개하면서 직함이 굳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그룹장을 추진하는 만큼 CJ와 관련된 공식적인 직함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고인에 대해 CJ그룹 명예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해왔다"며 "장례를 그룹장을 추진하면서 외부에 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그룹장을 계기로 대법원의 심리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의 동정 여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광복절을 맞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복권이 이뤄진 가운데 이번 그룹장이 대법원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지난 14일부터 7일장으로 치러진다. 중국 베이징에 있던 고인의 시신은 17일 국내로 운구된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공식적인 조문은 오는 18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 20일에는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CJ인재원에서 영결식을 거행하고 같은날 발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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