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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CP 공룡 부상..전단채도 확대 조짐 롯데사태에 IPO까지 공모 조달 부담 증가…단기조달수단 다변화

황철 기자공개 2015-08-26 09:22:25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4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가(家) 분쟁의 핵심에 선 호텔롯데가 사모성 조달의 방편을 또 하나 늘렸다. 민간기업 최대 규모 기업어음 발행에 이어 전자단기사채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명실상부한 CP 공룡 기업으로 부상했다.

롯데 사태와 기업공개(IPO)까지 맞물려 공모 회사채 발행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일본에서의 반롯데 정서로 사모사채 발행 여건도 전만큼 좋지 않아졌다. 미즈호은행 등 일본계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

당분간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등 사모성 단기조달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전단채 5000억 한도 인가, 설립 후 첫 발행

호텔롯데는 20일 첫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다. 규모는 100억 원으로 크지 않지만 신규로 단기조달 통로를 뚫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발행 한도를 5000억 원까지 설정하고 있어 앞으로 대규모 조달에 나설 가능성 또한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3년 6월 이사회를 통해 전자단기사채 발행한도를 설정했었다. 그러나 2년여 동안 내부 의사결정만 있었을 뿐 발행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이달 19일 인가를 받고 다음날 첫 발행에 나섰다.

이번 발행물은 3개월짜리로 전단채 시장에서 사실상 가장 만기의 조달이다. 전단채의 경우 3개월이 넘어가면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만기 하루에서 열흘 가량의 초단기물로 조달을 집행하고 있다.

전단채 만기가 3개월에 이른다는 것은 단순히 단기 자금수지를 맞추는 것 이상의 의도를 갖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비교적 장기로 필요한 일반운영자금을 단기조달로 메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롯데는 기업어음 시장에서도 공룡 발행사로 급성장했다. 현재(23일) 기업어음 잔액은 1조6220억 원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1.8조) 다음으로 많다. 민간 기업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기업어음 만기 역시 날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롯데가(家) 사태 이전만 해도 짧게는 열흘, 길어도 3개월을 넘기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4개월~9개월 짜리 물량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 사모채 발행 여건도 악화, 단기조달 의존 심화

이번 전단채 발행으로 호텔롯데는 더욱 탄력적으로 단기조달을 집행할 수 있게 됐다. 경제적 실질은 비슷하지만 기업어음 잔액이 급격히 커진 것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표면적으로나마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기업어음 잔액이 2조 원을 넘어서는 것과 1조 원대에 머물게 하는 것은 심리적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전단채로 자금공백을 보충해 조삼모사격이긴 하지만 심리적 저항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

수요 측면에서도 시장이 엄연히 다른 만큼 자금 모집을 수월하게 하고 탄력적으로 조달을 집행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 전단채 발행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최근 일본의 반롯데 정서로 사모채 발행 여건이 나빠졌다. 든든한 우군이었던 미즈호은행 등의 참여를 전만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가 과거에도 지배구조 이슈로 공모채 발행을 꺼려왔고, 최근에는 그룹 사태와 IPO 등으로 이 같은 부담감이 더욱 심해졌다"라며 "사모채 발행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기업어음과 전단채 등에 의존해 조달을 늘려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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