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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컴, 주관사도 없이 공모 CB 발행? 시가총액 400억 맞먹는 300억 자금조달, 성공여부 '불투명'

박제언 기자공개 2015-09-09 10:39:56

이 기사는 2015년 09월 08일 12: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렉스컴이 시가총액에 맞먹는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섰다. 상반기까지 큰 적자를 낸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지만 주관 증권사 등도 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플렉스컴은 300억 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CB의 전환가액은 주당 3231원이다. 대금 납입일을 내달 7일로 예정하고 있으며 전환청구기간은 3개월 후인 내년 1월 7일로 계획하고 있다.

플렉스컴은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 전문회사로 주로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부품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가 경쟁사이며 지난해 국내 기업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플렉스컴의 실적은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꺾였다.

플렉스컴이 베트남에서 운영 중인 공장의 실적을 포함한 상반기까지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액 1548억 원, 영업손실 311억 원, 당기순손실 36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1486억 원 보다 소폭 늘었다. 하지만 전년동기 각각 100억 원, 133억 원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보다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재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상반기 연결기준 단기차입금은 1499억 원 있으며, 부채비율은 694.74%에 육박한다. 올초에 사모로 발행한 CB는 115억 원 규모로 내년 중순부터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어 그나마 여유가 있다.

플렉스컴의 주가는 2013년 상반기부터 줄곧 내리막이다. 2013년 2월 장중 2만 4200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주당 3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2년만에 8분의 1 토막났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2900억 원대에서 400억 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플렉스컴의 최대주주는 하경태 대표로 지분율은 17.69%(240만 6050주)다. 보유한 워런트(신주인수권)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26%정도로 지분율이 오르게 된다. 하지만 이번 CB 발행이 300억 원 규모 모두 발행되고, 향후 해당 물량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 하 대표의 지분율은 상당히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아직 전환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정할 수 없지만, 시가총액에 맞먹는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이라 향후 대주주 지분율 희석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이 마저도 주가가 어느 정도 뒷받침돼 투자자들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한다는 가정 하에서다.

플렉스컴은 공모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아직까지 대표 주관사를 정하지 않았다. 투자자를 49인 이내로 미리 정해놓는 사모 투자와 달리 공모 투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장사는 증권신고서 작성 업무 등을 대표 주관증권사와 협력해 작성한다. 또한 청약이 되지 않은 실권주를 인수할 증권사나 사채를 관리할 증권사도 함께 정해 계약을 체결한다.

CB의 경우 채권이기 때문에 대표 주관 증권사는 이사회 결의 기준으로 5영업일 이내 금융투자협회에 신고해야 할 의무도 있다. 신고를 마쳐야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만약 플렉스컴이 대표 주관사를 정하지 못했다면 증권신고서 제출 기한이 늦춰질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전환가격 때문에 우선 거래소에 제출하는 '주요사항보고서'만 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전환가격은 이사회 결의일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1개월, 1주일, 최근일 가중 산술평균 주가 등으로 결정된다. 플렉스컴의 주가는 지난달 주당 1980원까지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 3일 29.85%, 4일 8.7% 급등했다. CB 발행사 입장에서는 전환가격이 조금이라도 높아야 향후 주식 전환시 지분 희석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유상증자나 CB를 발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문제는 플렉스컴의 현재 실적이나 재무 상황 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주관 증권사와 사채 관리 증권사 등을 구하기도 힘들 것"이라며 "주관 증권사를 구하더라도 금융감독원으 까다로운 심사를 단 번에 통과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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