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9월 16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군인공제회가 국세청을 상대로 거액의 세금 반환 요구에 나섰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최근까지 불복절차를 진행하며 세금 환급을 주장했지만, 조세심판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5일 세무당국에 따르면 조세심판원은 군인공제회가 제기한 세금 반환 불복절차에 대해 최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9월 국세청에 세금을 과다 납부했다는 이유로 반환 신청에 나섰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제기했던 심판청구 절차였다.

문제가 된 세금은 군인공제회가 한국캐피탈, HK자산관리 등 3개 자회사에 제공한 대여금과 부동산 등에서 발생했다. 군인공제회는 2010~2012년 회계연도 기준 법인세를 세무당국에 납부하면서 자회사에 제공한 수천억 원대 자금과 부동산을 업무와 무관한 가지급금 및 자산으로 판단했다.

만약 해당 비용과 자산을 업무 연관 가지급금 및 자산으로 책정하게 되면 세액을 보다 줄일 수 있다. 정상적인 이자를 받고 제공한 금융비용 등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익에서 그만큼의 비용을 제하고 세액을 산정하게 된다. 하지만 업무 무관 가지급금 및 자산으로 올리게 되면 특수관계자 단순 대여금으로 판단돼 금융비용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과세가 발생하게 된다.

군인공제회는 해당 비용과 자산이 업무와 관련 있는 항목임에도 판단 착오로 인해 세액을 과도하게 냈다며 세무당국에 세금 반환을 요구하는 경정청구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세청에서는 이를 업무 무관 가지급금 및 자산이 맞기 때문에 세금을 반환해줄 수 없다며 거부처분을 내렸다.

곧이어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한 군인공제회는 쟁점이 된 비용과 자산은 수익사업 목적에서 제공된 것이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캐피탈에 제공한 대여금의 경우 대부업을 통한 수익사업의 일환으로 자산운용사로 볼 수 있는 군인공제회의 업무와 무관한 비용이 아니라는 등의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군인공제회의 투자 활동이 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캐피탈과 HK자산관리 등 자회사에 대여금을 제공한 것은 수익 사업 목적이 아닌 단순 부실 자회사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양사는 군인공제회가 각각 지분 71.9%, 71.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 있다.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지난 9개월여간 진행된 불복절차 결과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조세심판원은 "군인공제회가 '대부업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볼 때 대부업자에 해당하지 않고 주로 부동산 PF 자금 대출을 위주로 투자를 하고 있다"며 "특수관계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성격의 대여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업무무관 가지급금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판결했다.

군인공제회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향후 자회사에 제공한 대여금과 부동산에 대한 추가적인 세금을 지속적으로 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다만 행정소송 절차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확실한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발생 세액에 이의가 있는 납세자는 이의신청, 심사 및 심판청구 등 절차를 거칠 수 있고 만약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행정소송에 돌입할 수 있다.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2009년 회계연도 법인세와 관련해서도비슷한 사안으로 행정소송에 들어가 1심 승소했고 법인세 환급을 이미 받았다"며 "2010~2012년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또 다른판단이 나온 것으로 현재 행정소송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