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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證, 현대상선BW 사채관리료 '4천만원' 기존 수수료 10배 수준…신용위험 우려한 증권사들, 사채관리 부담 꺼려

민경문 기자공개 2015-09-18 09:18:14

이 기사는 2015년 09월 16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베스트증권이 현대상선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사채관리사로 나서 기존 수수료 대비 10배에 가까운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상선 BW의 투자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우려한 증권금융 및 여타 증권사들이 사채 관리 지정을 꺼리면서 수수료가 그만큼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은 지난 10일 1500억 원 규모의 만기 5년짜리 BW를 발행했다. 표면금리는 연 3%, 만기보장수익률(풋옵션행사수익률)은 연 7%다. 신주인수권(Warrant)의 행사 기간은 오는 10월 10일부터 2019년 8월 10일까지다. 행사가액은 주당 5000원이다.

이베스트증권은 사채관리사로 참여해 4000만 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4000만 원은 보통 사채 관리사들이 받는 수수료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발행 규모가 아무리 커도 500만 원을 넘지 않았던 기존 사채 관리료와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15일 500억 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사채관리 수수료도 300만 원에 그쳤다.

기업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의무적으로 사채관리회사를 지정해야 한다. 투자자들을 대신해 발행사의 계약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채권자집회를 운영하는 등의 업무에 그치는 만큼 수수료도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재 24개 증권사외에 증권금융, 예탁결제원 등 총 27개사가 사채관리회사로 지정되어 있다.

다만 현대상선 BW의 경우 투기등급(BB)이라는 신용 불확실성 때문에 여타 후보들이 사채관리사 지정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2분기 영업손실 631억 원으로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데다 순차입금은 4조 원에 이르고 있어 재무 개선이 요원한 상태다.

직접적인 손실 위험이 있는 건 아니지만 굳이 평판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고위험채권의 관리 업무를 도맡을 이유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결국 그 동안 저신용도 사채관리 업무에 주력했던 이베스트증권이 수수료를 대폭 올려 받는 조건으로 현대상선BW 거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쌍용양회공업(BBB+), 두산건설(BBB0) 등이 BBB급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사채관리 회사로 지정한 곳 역시 이베스트증권이었다. 최근 이베스트증권은 회사채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한 대우조선해양(A-)의 사채권자 집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어차피 중소형 증권사로서 주관사단 참여가 어려운 이베스트증권으로선 사채 관리 업무를 통해서라도 수익을 올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현대상선 BW는 최근 주가 상승 등에 따라 청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긴 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실적 전망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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