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9월 24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플렉스컴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추진 하던 대규모 자금조달을 취소한 데 이어 최대주주도 회사를 매각하려다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자칫 주식시장에서 '양치기 소년'으로 비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플렉스컴은 공시불이행과 공시번복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플렉스컴은 지난 7일 300억 원 규모의 공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시가총액이 400억 원정도인데 300억 원 자금조달은 무리다는 의견이 있었다. 실적이나 재무상태도 좋지 않아 공모가 무리라는 의견이 증권가에 팽배했다. 이같은 이유로 대표 주관 증권사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플렉스컴은 CB 발행을 취소했다. 공시를 번복한 꼴이 됐다. 거래소는 이에 대한 벌점을 부과할 계획이다.

더 큰 문제는 공시가 되지 않았던 최대주주의 인수·합병(M&A) 계약이다. 플렉스컴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하경태 대표는 바이오에너지 업체인 에스디엑스과 M&A 계약을 지난 3일 체결했다. 하 대표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에스디엑스에 넘긴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이다.

플렉스컴은 계약이 지난 3일 체결됐지만, 이를 공시하지 않다 20일이 지나서야 공시했다. 뒤이어 계약금이 납입되지 않아 계약을 취소했다는 공시까지 했다.

다만, M&A 계약 공시를 내지 않았던 데는 사연이 있는 듯하다. 하 대표가 M&A브로커 이모씨와 배모씨를 주축으로한 에스디엑스측과 M&A와 관련된 만남을 가진 시기는 지난 3일이 맞다. 하지만 M&A 계약을 하기로 한 날, 즉 계약의 효력을 발생시키기로 한 날은 지난 11일이었던 것이다. 논의 후 일주일간 서로에 대해 실사하는 기간을 가지고 본계약을 하기로 한 셈이다.

에스디엑스측은 본계약일에 계약금 20억 원과 1차 중도금 50억 원 등 총 70억 원을 준비하지 못했다. 하 대표는 계약을 해지했고, 이와 관련한 내용증명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간 금전적인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으므로, 플렉스컴은 이에 대한 공시를 하지 않았다. 이후 누군가가 한국거래소에 M&A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제보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해 공시불이행이라고 지적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약 M&A 계약이 금전거래 없이 취소됐다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최대주주가 회사를 매각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 체결일 기준으로 공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11일에 공시했으면 공시불이행에 대한 정상 참작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