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02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플렉스컴을 처음 접한 시기는 2008년 말이었다. 비상장사였던 플렉스컴이 코스닥 상장사 굿센을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했던 때다. 당시는 지금과 달리 우회상장으로 주식시장에 진입하던 기업이 종종 있었다. 플렉스컴도 특별할 것 없는 그런 우회상장 기업 중 하나였다.일반적으로 우회상장한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했다. 최대주주들이 회사 경영에 관심을 두지 않고 투자금 회수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사업 모델로 우회상장하는 듯 하나, 알고보면 빈 껍데기에 불과한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플렉스컴은 달랐다. 우회상장 후 성장가도를 달렸다. 우회상장 직전 750억 원대 매출이 4년만인 2013년 5200억 원으로 7배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우회상장의 편견을 깨는 기업이었다. 삼성전자에 부품을 직접 납품하는 1차 하청업체로서 우량한 코스닥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플렉스컴에 이상한 기운이 감지됐다. 시가총액이 400억 원인데 공모 방식으로 3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어떤 증권사도 플렉스컴의 공모 방식 자금조달의 주관사로 나서지 않았다. 플렉스컴의 실적이나 재무 상황에 불안한 징조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회사는 자금조달을 취소했다.
최대주주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사기꾼으로 알려진 인물들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인수자가 시가총액이 400억 원인 플렉스컴을 현금 550억 원을 들여 인수하는 계약이었다. 그것도 최대주주 지분 전량 17%만 인수하는 계약이었다. 헛웃음이 나오는 기묘한 M&A 계약이다. 결국 최대주주는 회사를 매각하는 데 실패했고, 플렉스컴은 상처를 입었다.
플렉스컴은 사실 작년부터 실적이 적자로 대폭 꺾였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할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주주가 이같은 경영 환경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며 석연찮은 자금조달과 매각 계획을 세웠는지 모른다. 마치 예전에 퇴출된 우회상장 기업들처럼 말이다.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플렉스컴이 기업 사냥꾼이나 사기꾼들 사이에 머니게임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지 않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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