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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융합이 먼저다 [thebell note]

김장환 기자공개 2015-10-08 08:59: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7일 07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옥 매각 추진과 그룹 계열사들의 이전 움직임을 두고 삼성그룹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1등 기업 삼성이 몸을 뒤척이니 미주알 고주알 뉴스가 된다.

핵심은 삼성생명의 태평로 사옥 매각이다. 합병 후 실질적 지주사가 된 삼성물산은 상사부문을 옛 태평로 본사 사옥으로 이동시키고, 건설은 판교로 옮기는 것이 주요 구상안이다. 금융계열사는 서초 사옥으로 집결시키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그야말로 '대이동'이다.

이 같은 구상안을 내놓은 배경은 '위기 의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휴대폰 사업이 주춤하면서 성장동력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선제적 차원에서 사옥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박수를 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시한 삼성물산의 '쪼개기' 구상안은 과연 적합한 선택인지 의구심이 든다. 애당초 상사와 건설의 '한몸'이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사업적 측면에서 득이 되는 것이 많다는 판단 하에 탄생한 조합이다.

상사 부문은 글로벌 전 지역에서 '장사'를 한다. 덕분에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는 시장이 많다. 해외 시장에서 인지도가 미흡한 건설사는 이를 통한 이점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보면 현상을 유지하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옮기더라도 함께 가는 것이 보다 좋은 선택지일 수 있다는 얘기다.

쪼개기 구상안의 가장 큰 문제는 삼성물산의 당면 과제인 '융합'과 거리가 너무도 먼 계획이란 점에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완료된 지 이제 막 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다.

건설마저 이별하면 상사와 도곡동에 위치한 패션(제일모직) 등 모든 사업부가 떨어져 지내야 한다. 삼성물산 내부에서도 몸이 멀어지면 그만큼 화학적 융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심심찮게 들린다.

그토록 애를 먹었던 합병 만큼이나 중요한 숙제는 바로 융합(PMI)이다. 아직 온전히 하나되지 못한 삼성물산에서 PMI란 핵심과제를 두고, 엉뚱한 계획안에만 공을 들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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